어느날 아침 일어났더니 언니가 사팔눈이 되어 있었다. 나는 그 모습이 재미있어 깔깔대며 웃었지만 엄마는 언니의 모습을 보고 사색이 됐다. 언니는 병원에 입원했다. 도대체 암이란 무엇일까? 얼마나 아픈 걸까? 언니는 겁이 많은데…. 엄마는 병원에서 언니를 돌보며 지내고 아빠도 잘 볼 수 없다. 할머니가 날 돌봐주기 위해 오셨는데 할머니도 언니 걱정에 전화기 곁을 맴돌거나 기도를 하며 하루를 보낸다. 나는 문득 언니가 양 인형을 꼭 안고 자는 것이 생각났다. 언니에게 양 인형을 전해달라고 아빠에게 말하자 아빠는 그만 울음을 터뜨린다. 아빠는 내가 직접 언니에게 양 인형을 전해주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언니가 입원한 이후 처음으로 언니를 봤다. 언니의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다.
나는 언니에게 모자를 짜 선물하기로 마음먹는다. 언니에게 줄 모자를 빨리 완성하기 위해 할머니가 도와주셨다. 이제 언니가 집에 오기만 하면 되는 건데…. 다음날 아침 눈을 뜨자 할머니는 언니가 어젯밤에 죽었다고 하시면서 눈물을 흘리셨다. 죽는다는 게 어떤 거지? 난 아직 어리기 때문에 장례식에 가면 안된다고 한다. 직접 언니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목이 메어 울음이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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