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이에게 우산이 생겼다. 그렇게 갖고 싶던 제 몫의 우산. 작고 동그랗고 손잡이가 꼬부라진 우산. 단이는 날마다 비가 오길 기다린다.
토독 토독 토도독. 드디어 비가 오고 단이는 신이 나서 우산을 펴 들고 밖으로 달려나간다.
단이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자기처럼 우산을 쓰게 하고 싶다. 그러자 민들레 고양이 개미 자동차 신호등이 모두 우산을 꺼내 쓴다. 빗방울은 여러 종류의 우산에 튕기며 토닥토닥, 후두둑후두둑, 탁타닥탁타닥 소리를 낸다.
내리던 비가 어느새 그치자 민들레도 고양이도 개미도 모두들 우산을 접어 숨기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시치미를 뗀다. 아직 미련이 남은 단이도 별수없이 우산을 접고 원망스레 하늘을 쳐다보는데, 이게 웬걸 하늘은 아직 우산을 쓰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무지개 우산을.
글은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그림은 정갈하고 색감이 곱다. 일러스트레이터가 직접 손으로 쓴 글씨도 그림의 선과 잘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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