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업계의 올림픽’으로 통하는 밀라노 가구박람회에서 나타난 올해 세계 가구시장의 트렌드는 이렇게 요약된다.
4월 중순만 되면 밀라노 전시장은 가구업계의 새 흐름을 읽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올해에도 18만명이 박람회장을 찾았다.
국내에서도 가구업계와 건설업체 관계자 2000여명이 밀라노를 방문한 것으로 추산된다.
▼관련기사▼ |
- 에이스침대 안성호 부사장 밀라노가구박람회 참관기 |
가정용 가구뿐만 아니라 사무용·부엌용·욕실용 가구나 침대 등의 새로운 디자인과 신기술도 밀라노를 통해 세계로 전파된다.
10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올해 밀라노 가구박람회를 참관한 에이스침대 안성호(安晟鎬) 부사장은 “밀라노에 등장한 새로운 디자인은 6개월 정도 지나면 반드시 유럽 미주 아시아 각국의 가구 모양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2002년은 오리엔탈리즘의 해〓앉아서 생활하는 동양인의 생활방식을 반영해 낮고 넓은 침대와 가구가 주류를 이뤘다.
소파도 좀 더 바닥에 가까워지는 패턴을 보였다.
오리엔탈리즘의 또 다른 표현인 젠(禪·Zen) 스타일은 몇 년 전부터 나타났지만 이번에는 좀 더 절제된 형식이 눈길을 끌었다. 동양적인 선, 공간개념, 색상을 유럽의 정서와 감각에 접목시켜 고풍스러움 속에 세련미를 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동양적 소재인 모시, 대나무 등을 소재로 한 제품도 많았다. 참나무(oak)에 스테인리스, 유리, 아크릴로 장식하고 표현한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
특히 장롱이나 서랍장은 손잡이가 없는 핸드리스(handless) 타입이 늘었으며 다양한 형태의 여닫이 기능도 선보였다.
장식적 요소를 배제하고 단순함을 추구하는 모던한 분위기의 미니멀리즘도 이번 박람회에 출품된 제품들의 주요 특징 중 하나였다.
▽색은 밝고 진해졌다〓무늬결 색상을 그대로 살린 ‘화이트오크(white oak)’가 대세를 이뤘다. 밝은 벚나무 색상(light cherry)에서 독창성을 살리려는 디자이너의 노력도 엿보였다.
전반적으로 밝은 색 계열인 ‘누드오크(nude oak)’와 화이트오크가 주도하는 흐름. 하지만 상당수 제품에서는 진한 카카오색이 채택돼 당분간은 밝고 진한 색 계열이 색감을 주도할 전망이다.
침대와 가구 전반에 흰색 컬러가 등장한 것도 이채롭다. 강렬한 원색과 회색류의 하이그로시 제품들도 더욱 다양해졌다.
아동용 제품에서는 여전히 파스텔 톤의 색상이 강세를 보였지만 선반류나 침대의 머리판 소품 등에는 화이트오크 색이 사용되기도 했다.
첨단기술과 접합된 컬러유리와 광채가 나는 스테인리스는 주방 가구와 사무용가구에서 두드러지게 사용됐다.
밀라노〓박정훈기자 sunshad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