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요 음반 기획자들이 공통으로 내뱉는 말이다.
화려한 외모나 기교, 블록버스터형 뮤직비디오를 먼저 내세워 팬들의 시선을 끄는 시기는 이제 ‘갔다’는 것이다.
가요계에선 “자기만의 개성과 스타일이 뚜렷한 가수만이 살아 남을 수 있다는 분위기”이라고 말한다.
최근 ‘이별후愛(애)’로 데뷔한 가수 린애(본명 곽린애·22)는 오래전부터 기초를 다진 가수중 하나다.
10대 중반의 나이에 케이블 음악채널 KMTV가 주최한 가요제에서 대상을 차지한 이후 숱한 음반 기획자들의 유혹을 받았으나 린애는 ‘준비’만 계속 했다.
엘라 피츠제럴드나 빌리 홀리데이같은 전설적인 재즈 여가수들을 비롯해 사라 맥라클린 등의 열창이 그의 교본이 됐다.
현재도 동덕여대 실용음악과에 다니면서 작사 작곡 공부를 함께 해 첫 음반에서 ‘풀리시 러브(Foolish Love)’ ‘바람속에 흩어진 기억’ 등 자작곡을 세곡 담았다.
또 지난해부터 ‘유리상자’ 등의 라이브 공연에 게스트로 출연해 무대 경험도 쌓았다.
‘이별후愛’는 서정적 발라드. 귀를 감싸오는 여운짙은 목소리나 과잉되지 않고 산뜻하게 넘어가는 애절함, 고음을 여유롭게 끌어내는 솜씨 등 ‘준비’를 많이 한 흔적이 뚜렷하다.
그는 “첫 음반은 가요란 틀안에서 재즈나 흑인 창법을 녹여내는 부분 등 크게 세 파트로 나눠져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인이 첫 인터뷰에서 자기 음악이 이렇고 저렇다고 조리있게 말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시피하다.
‘처음으로’ ‘기다릴게요’ ‘백야’ ‘내가 없어도’ 등 대부분의 수록곡이 타이틀곡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치 린애가 ‘린애표 발라드’는 이런 것이라고 못박는 듯하다.
이런 이유로 린애 음악의 정체성이 뚜렷한 반면 다양한 음색을 가늠하기에는 모자란다.
다만 자작곡 ‘바람속에 흩어진 기억’ ‘페이딩 어웨이 인 윈드’ 등은 린애의 음악적 뿌리가 재즈임을 들려주는 노래. 그의 재즈 보컬은 나이답지 않게 원숙미도 깃들어 있다.
린애는 데뷔 이전 가요 음반을 자주 구입하지 않았다고 한다.
팝이나 재즈를 오래 들어온 그의 귀에 웬만한 국내 가요가 솔깃하지 않더라는 것. 막상 가요 음반을 낸 그는 “수록곡들의 완성도를 최대한 높이려 했는데 팬들의 반응이 궁금하다”고 말했다. 정작 자기는 음반을 그다지 많이 사지 않는다. 타이틀곡 하나하나가 사지 않으면 ¤안되게 만들려고 햇는데. 내 스타일이 필수.멋 모르고 가요계에 뛰어들었다. 팝계 동향을 잘 알고 있어 가요계가 그만큼 어설픈 것 같다.유니버시티 대회에서 포토제닉상을 받을 만큼 미모도 갖췄다.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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