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들은 “자녀들에게 선진 교육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요즘 건너온 30∼40대이거나 10여전 건너와 자리잡은 40∼50대가 대부분”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 50대라고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기술이민은 55세까지 가능하며 투자이민은 84세까지도 갈 수 있다.
‘자녀 교육’이 아닌 ‘여유있는 생활’을 목표로 한 이들 50대 이후의 이민자는 전체 이민자의 10% 가량. 주로 투자이민 형태로 온 이들은 대부분 교민 사회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비슷한 부류끼리 어울려 골프 등으로 소일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뉴질랜드 이민의 생생한 실패와 성공스토리는 자녀교육을 위해 이민 와 자리잡은 50대의 이민 1세대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오클랜드에서 7년전부터 모텔을 경영하고 있는 김대홍씨(53).
그는 한국인의 뉴질랜드 이민 초창기인 1991년 11월 이 곳에 첫발을 내디뎠다. 개인적으로는 하루 하루의 삶이 전쟁같은 한국 땅을 떠나 좀더 여유로운 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겠다는 욕심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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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2학년 때 이 곳에 따라온 두 아들은 정착 초기 문화적인 차이로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별탈없이 자라줬다. 장남은 지난해 프로 골퍼 테스트를 통과했고, 차남은 오클랜드 법대를 졸업하고 영국 유학을 준비중이다.
처음에 시작한 안경테와 낚싯대 무역업은 덤핑 공세에 못이겨 곧 접었고 이어 미국 유명 메이커의 운동화 수입을 해보려다 판권을 얻지 못해 포기한 뒤 시작한 것이 모텔업이었다. 김씨는 “이 정도 결실이면 이민의 목적을 어느 정도 이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민 1세대가 최근 가장 관심을 갖는 것은 청소년기에 따라온 1.5세대들의 진로 문제. 현지 교민 신문에는 최근 들어 공인 회계사, 변호사 등의 시험에 합격하거나 학계 예술계 스포츠계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민 자녀들에 대한 기사가 부쩍 늘었다.
이민 1.5세대로 무역과 번역 사업을 하는 김진구사장(35)은 “뉴질랜드인 회사에 취직하거나 호주 영국 등으로의 진출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1세대들은 또다른 이민의 목적인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고 있다. 김대홍씨는 “한국 보다는 심심하지만 골프나 여행을 하면서 자연을 즐기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말한다.
뉴질랜드 이민은 외환 위기 이후 잠시 주춤하다 1999년 ‘장기사업비자’ 제도의 도입으로 다시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 여기에다 조기 유학을 포함한 유학생 및 단기 어학 연수생이 증가하면서 뉴질랜드 한인 경제는 전에 없는 활기를 띠고 있다.
‘부작용’도 있다. 전체 교민의 절반 가량인 1만5000여명이 모여 사는 오클랜드에는 최근 이민자가 급증하면서 교민이 운영하는 가게의 권리금이나 학교 주변 집값이 크게 치솟는 사태도 빚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민자 증가에 대한 뉴질랜드인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 회사원 스튜어트 애버트씨는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이민자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내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면서 “한국 이민자들은 특히 성실한 모습을 보여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이민종류 어떤게 있나
▼일반 기술이민 | ||
항목 | 내용 | 점수 |
나이 | 만18∼24 | 8 |
25∼29 | 10 | |
30∼34 | 8 | |
35∼39 | 6 | |
40∼44 | 4 | |
45∼49 | 2 | |
50∼55 | 0 | |
학력 | 학사 | 10 |
준석사 | 11 | |
석사이상 | 12 | |
직장경력 | 2년 | 1 |
4 | 2 | |
6 | 3 | |
8 | 4 | |
10 | 5 | |
12 | 6 | |
14 | 7 | |
16 | 8 | |
18 | 9 | |
20 | 10 | |
정착자금 | 10만 NZ달러 | 1 |
20만 | 2 | |
배우자학력 | 학사 | 1 |
석사 이상 | 2 | |
* 주 1. 25점 이상을 취득해야 영주권 신청자격이 주어짐 2. 학력난의 준석사는 고급직업 자격, 전문자격증 등을 소지한 자를 가리킴. 3. 뉴질랜드 영주권을 가진 직계 가족이 초청할 경우 3점 추가 4. 뉴질랜드 직장 경력 최고 2점 추가 5. 뉴질랜드 업체의 고용계약서 첨부시 5점 추가 | ||
▼투자이민▼ | ||
항목 | 내용 | 점수 |
나이 | 만25∼29세 | 10 |
30∼34 | 9 | |
35∼39 | 8 | |
40∼44 | 6 | |
45∼49 | 4 | |
50∼54 | 2 | |
55∼64 | 0 | |
65∼74 | -2 | |
75∼84 | -4 | |
경력 | 2년 | 1 |
4 | 2 | |
6 | 3 | |
8 | 4 | |
10 | 5 | |
투자금액 | 100만NZ달러 | 1 |
150만 | 2 | |
200만 | 3 | |
250만 | 4 | |
300만 | 5 | |
350만 | 6 | |
400만 | 7 | |
450만 | 8 | |
500만 | 9 | |
550만 | 10 | |
600만 | 11 | |
* 주 1. 12점 이상을 취득해야 영주권 신청자격이 주어짐 2. 최소 100만 뉴질랜드달러를 투자해야 함, 뉴질랜드 1달러는 약 580원 3. 투자이민의 경우 경력은 자영업 또는 관리급(과, 부장급) 이상의 경력을 뜻함. |
뉴질랜드 이민의 종류는 크게 일반기술이민, 투자이민, 장기사업비자로 구분된다.
90년대 중반까지는 일반기술이민이 대중을 이뤘다. 그러다 99년 장기사업비자가 새로 도입되면서 현재는 장기사업비자를 얻는 사람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이민자 가운데 장기사업비자로 뉴질랜드에 가는 사람이 60%에 이르고 일반기술이민은 30% , 투자이민은 10% 정도로 추산된다.
▽일반기술이민〓학력 경력 나이 등 평가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겨 일정 점수 이상을 따면 영주권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통과 점수는 매년 뉴질랜드 이민성이 정하며 현재는 25점 이상을 받으면 된다. 55세 이하까지만 신청할 수 있다.
JK트레이딩 김진구사장은 “점수제 이민에서는 학력을 많이 따지는 편”이라고 말했다. 우수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서라는 것.
신청자는 영국문화원이 주관하는 IELTS라는 영어 능력 시험에서 평균 5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정착 자금은 현금을 비롯해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도 포함되며 서류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투자이민〓이민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지 못해도 일정 금액을 일정 기간동안 뉴질랜드 금융기관에 예치하고 정착을 허락받는 것. 채점 기준을 볼 때 50세부터 나이에서 받는 점수가 없다. 따라서 일반기술이민을 신청하기 어려운 고령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이민 방식이다. 84세 이하까지 신청 가능.
예치한 자금은 2년이 지나야 찾아쓸 수 있다. 유치금은 합법적으로 번 돈임을 입증해야 하며 빌린 돈은 인정되지 않는다.
역시 신청자를 포함해 배우자와 16세 이상 자녀는 영어 능력시험을 치러야 하며 일정 점수에 미달할 경우 모두 영어 교육으로 대신할 수 있다.
▽장기사업비자〓엄밀히 따지면 정식 이민은 아니다. 3년 기한의 사업비자를 받아 뉴질랜드에서 사업을 해보고 나서 영주권을 신청하는 것이다. 국제이주개발공사 박용수팀장은 “뉴질랜드 정부는 이민 희망자가 뉴질랜드에서 사업을 하며 잘 적응하는지 판단할 수 있고 이민 희망자들은 뉴질랜드가 살 만한 곳인지 따져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제도”라고 설명했다.
학력 경력 나이 영어실력 등을 따지지 않아 희망자가 많은 편. 정식 이민은 아니지만 자녀 교육, 의료 등 혜택을 영주권자에 준해 받게 된다. 비자 신청시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이 있음을 증명해야 하고 수익 전망도 제시해야 한다. 현지에 있는 기존 사업체를 인수해서 운영해도 된다. 이에 따라 최근 교민들이 운영하는 가게를 인수하려는 사람이 늘어 가게 권리금이 치솟고 있다고 교민들은 밝혔다.
▽이민수속 대행 회사〓한국에 있는 이주 대행회사를 통하거나 뉴질랜드 현지 회사를 통해 대행을 의뢰하게 된다. 오클랜드에 있는 비전 투자/이주 정보센터(www.jungbo.co.nz)의 고경선대표는 “뉴질랜드 현지 회사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뉴질랜드와 한국의 비자 면제협정에 따라 3개월간 무비자 체류가 가능해져 답사차 어느 정도 머물러보고 현지에서 곧바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행료는 한국 회사가 800만원 안팎이고 현지 대행사는 1만 뉴질랜드달러(약 580만원) 정도.
오클랜드=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