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율동 새마을연수원 어린이집을 찾은 1일 오전, 익숙한 솜씨로 텃밭의 풀을 뽑던 7세반 공제니, 선지윤양이 흙 위를 기어다니는 벌레를 손으로 집어올렸다.
또래 도시 여자 아이들답지 않게 ‘용감한’ 이들은 벌레를 이리저리 관찰한 뒤 “이제 집에 가라고 놓아주어야지”라며 사뿐히 내려놓았다.
새마을연수원 어린이집은 만 7개월에서 7세까지 345명의 아이들이 다니는 대규모 보육기관. 주변 학부모들 사이에 인기가 좋아 길게는 6개월 이상 기다려야 겨우 입학할 수 있다고 입소문이 났다.
‘어린이집 차량으로 통학거리가 30분 이상 걸리면 받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용인 수지, 서울 강남 지역에서도 “오래 기다려서라도 보내고 싶다”고 문의가 잇따른다.
안기순 원감(39)은 “새마을 연수원 시설을 함께 사용하다보니 넓은 잔디구장, 캠프 시설, 극기 훈련장 등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고 산 호수 등 천혜의 자연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것 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꼽았다.
분당 율동공원 입구에서 잰걸음으로 걸어 올라가도 20분 이상 걸리는 맹산 중턱에 위치한 연수원 곳곳에는 날다람쥐, 오리,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 원아 전용 텃밭에서 아이들이 가꾼 시금치며 상추 감자 오이 고추 고구마 등의 유기농 채소는 아침 간식으로 제공하는 야채죽 재료로도 요긴하게 쓰인다.
이 어린이집의 또 다른 장점은 교사 수준이다.
새마을중앙연수원 내의 보육교사 연수원 졸업생 가운데 1, 2등만 선발할 정도로 까다롭게 뽑힌 교사가 25명. 종종 보육교사연수원 원생들이 보조교사로 나서 많게는 교사 수가 45명에 이를 때도 있다.
이 어린이집에서 가장 가까운 주거지는 분당 시범단지. 학부모 가운데 법조인 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가 70%대다.
교사들은 “교육열 높은 학부모들보다 앞서가기 위해 한 달에 한번씩 돌아가며 유아교재업체 등에서 실시하는 워크숍에 참가하고 교사들끼리 세미나를 여는 등 공부 강도가 만만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