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길청의 키즈경제]3개월 단위로 용돈 예·결산 짜자

최근 삼성전자의 1·4분기(1∼3월) 실적이 크게 호전돼 국민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예전 같으면 6개월에 한번씩 반기결산을 하였지만 이제는 3개월마다 그동안의 기업활동을 중간 결산하는 관례가 보편화되고 있다. 이렇게 기업들은 일정한 시간이 흐르고 나면 반드시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평가를 하고 다시 새로운 계획의 기초로 삼는다.

어린이에게도 이런 훈련을 시킬 필요가 있다. 일정한 시간을 돌아보면서 자신이 사용한 돈의 흐름을 기록하고 스스로 평가해 보는 것이다. 대개 용돈은 한달 단위로 부모로 부터 타기 때문에 나름대로 한달 단위의 예산을 세우는 어린이도 더러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경제훈련을 위해서는 기업처럼 3개월 단위로 결산을 하도록 가르쳐보자.

우선 자기 자신에게 들어간 투입원가를 계산해 보도록 하는 것이다. 집이나 학교에서 일정하게 들어가는 식사비와 숙박비 수업료는 정액제로 하여 기입하고 책값 의복비 교통비 통신비 등은 실비로 기록하도록 한다.

이렇게 3개월마다 결산을 하게 되면 다시 3개월 단위로 예산을 짤 수가 있게된다. 이미 사용한 실적을 바탕으로 예산의 줄기를 잡을 수 있다. 예산항목은 일정하게 항상 나가는 돈(고정비)과 특별한 용도로 요청하는 비용(변동비)으로 나누어 잡도록 가르치는 게 좋다.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거나 씀씀이가 헤퍼질 경우 변동비 성격의 특별 지출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고정비 성격을 띠는 통신비는 변동비로 잡도록 하여 부모가 휴대전화 사용실적에 따라 수시로 통제가 가능한 항목으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로 학교와 관련된 비용을 고정비로 잡도록 한다.

책값의 경우는 교과서든 동화책이든 모두 고정비로 하여 지출이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면 군것질을 포함한 어린이 외식비는 당연히 변동비로 하여 알게 모르게 늘어나는 어린이 외식을 부모가 제한하는 수단으로 삼아야 한다.

용돈을 절약하여 선행을 하도록 기부금을 소액이라도 정액화해보는 것은 어떨까. 돈이란 먼저 선행에 쓰고 다음은 저축하고 맨 나중에 소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경기대 교수·경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