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전설의 무대가 서울을 찾아온다. 21일부터 25일까지(22일 제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후 7시반에 공연되는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세계 무대를 뛰고 있는 프리마 돈나 신영옥이 수잔나역을 맡아 10년만에 고국에서 열리는 오페라에 등장, 더욱 관심을 모으는 무대다.
프리드리히의 조연출을 맡았던 ‘예술적 동지’ 게를린데 펠코프스키가 화제의 명연출을 재현하고, 지휘자 아셔 피쉬와 모차르트 전문 솔리스트들, 전속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스태프 등 140여명이 컨테이너 박스 6개에 실린 무대장치 및 의상과 함께 내한한다.
도이치 오페라 베를린은 동베를린으로 넘어간 베를린 국립오페라에 맞서기 위해 1961년 서독 정부가 설립한 단체. 칼 뵘, 로린 마젤 등으로 이어지는 음악감독들과 디트리히 피셔디스카우 등 솔리스트진의 면면은 물론, 2000년 타계할 때 까지 20년간 총감독으로 재직한 괴츠 프리드리히 등 연출계의 천재들이 40년 역사의 이 단체를 한층 주목받게 했다.
프리드리히는 동베를린 ‘코미셰 오퍼’(희가극 극장)의 연출가를 거쳐 1972년 서방에 망명한 연출계 기린아. 같은 해 바이로이트 바그너 축제에서 ‘탄호이저’를 야심적 기획으로 성공시켜 세계무대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이번 서울 무대에 오르는 1978년판 ‘피가로의 결혼’은 추상적이고 템포가 빠르면서 원작이 가진 화려함까지 빠짐없이 살려낸 그의 대표적 연출작으로 꼽힌다.
네 차례의 공연 중 신영옥은 21, 24일에 출연한다. 23, 25일 공연은 소프라노 오펠리아 살라가 같은 역을 맡는다. 알마비바 백작부인역에는 소프라노 마리나 메셰리아코바, 피가로역에는 바리톤 요한 로이터 등이 출연한다. 5만∼18만원. 02-580-1300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공연정보
언제: 21~25일 오후7시반 (22일 제외)
어디: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출연: 신영옥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