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위해 6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는 전자 바이올리니스트 유진 박씨, 가수 이승철씨 등의 공연과 성주 인터내셔널의 패션쇼, 각종 상품을 살 수 있는 바자가 열렸다. 한국해비타트가 진행하는 ‘여성의 집짓기 2002’의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자선 행사였던 것.
해비타트는 83개국에서 활동중인 국제 비정부기구(NGO)로 매년 여름 무주택 서민을 위한 주택을 짓는 ‘사랑의 집짓기’ 행사를 연다. 작년 한국에서도 174가정이 이를 통해 집을 마련했다.
여성의 집짓기는 이 행사의 일부. ‘여성이 살게 될 집’이 아니라 모든 과정이 여성들의 힘만으로 이뤄지는 집이다. 작년에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부인 로절린 여사, 탤런트 이휘향씨 등을 포함한 150여명의 여성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직접 망치질을 하며 충남 아산시에서 2개동(8가구)의 집을 지었다.
한국 해비타트의 손미향 실장은 “무주택 영세민의 보금자리 마련을 돕는다는 의미 외에도, 남성만의 ‘거친 영역’으로 여겨진 건축 현장에서 여성들이 팔을 걷고 땀을 흘린다는 것이 큰 의의”라며 “아마 이번에 집짓기에 참여하는 여성 자원봉사자는 앞으로 집에 물이 새면 아버지나 남편 도움 없어도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6일의 자선 패션쇼와 바자에는 800여명이 참여했으며 여성의 집 건축 기금으로 약 6000만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바자회에 나온 옷 구두 시계 가방 와인 꽃 등 모든 상품은 하퍼스 바자, 성주인터내셔널, 모델라인 등의 후원 업체가 무상으로 제공했다.
올해 지어질 여성의 집은 2채. 해비타트 주간(8월 4∼10일)에 아산에서 건축될 예정이다. 여성들이 짓는 이 주택에는 사랑의 집 행사의 다른 주택과 마찬가지로 ‘가정선정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선정된 무주택 영세 가정이 입주하게 된다.
자원봉사는 만 16세 이상이면 참가할 수 있다.
참가비는 1주일 기준 약 15만원으로 참가 일수에 따라 조정된다. 신청은 6월31일까지. 02-2267-3702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