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법어집〓‘산중에서 길을 물었더니-우리 시대 큰스님 33인과의 만남’(서화동 지음·은행나무)은 일간지 불교담당 기자가 불교계나 학계에서 명망이 있는 선지식 33인을 만나 나눈 대화를 기록했다. 경남 함양군 안의면 황대마을에 선원을 세워 대중들을 지도하고 있는 성수스님, 조계종 종정 법전스님과 전 종정 서암스님, 달라이라마와 함께 4대 생불로 불리는 숭산스님, 계룡산 국제선원 무상사에서 외국인 납자들을 지도하는 벽안의 미국인 대봉스님에 이르기까지.
‘길을 묻는 그대에게’(씨앗을 뿌리는 사람)는 육군대학 군종장교로 일하는 이정우 법사가 옛 선사들의 말씀을 통해 불교에서 전하는 삶의 지혜를 잔잔하게 설명했다. 재가 신자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자칫 삶의 중심을 잃기 쉬운 오늘날 일상생활에서 마음을 다스리고 무시로 찾아드는 욕망을 비우는 불교의 지혜를 선사들 말씀 중에서 발굴해 전하고 있다.
▽불교 기행집〓‘나를 찾는 붓다 기행’(정찬주 지음·민음사)은 네팔 카트만두에서 인도 바라나시까지 불교 유적지라 할 만한 곳을 47컷 컬러화보에 담아 경전에 실린 붓다의 말씀과 함께 전하는 책이다. 싯다르타가 태어나고 자라고 출가한 곳, 수행지와 해탈을 얻은 곳, 열반에 들어 마침내 붓다가 된 장소, 붓다의 열반상 등 불교적 함의가 깊은 사진뿐 아니라 네팔과 인도의 수행자들과 주민들의 모습까지 담은 사진들이 곁들여져 있다.
‘향따라 여백 찾아가는 길’(곽의진 지음·그림같은 세상)은 차(茶)를 인연으로 다산 정약용, 초의선사, 추사 김정희, 소치 허유를 아우르는 만남에서 시작해 강진 진도 해남 보길도를 잇는 여정을 되살리고 있다. 등장인물들의 작품 평이나 사상과 업적을 언급하기 보다 한잔의 차를 앞에 두고 밤이 깊은 줄 모르고 담론했던 그들의 일상이 담겨있다.
‘적멸보궁 가는 길’(이산하 지음·이룸)은 불교 최고의 성지로 꼽히는 국내 5대 적멸보궁(석가모니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전각)과 3보 사찰, 3대 관음성지를 둘러보고 쓴 명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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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풍경 소리로 여는 산사의 아침’(법선 외 지음·오늘의 책)은 스님들의 절제되고 규칙적인 생활을 건강이라는 화두로 풀어낸 책. 불가에 전해 내려오는 건강비법과 사무실에서 할 수 있는 체조, 스님들의 식생활 등을 담았다.
‘자연건강 사찰음식’(이여영 지음·열린 서원)은 30여년간 사찰음식만을 전문으로 연구해온 저자가 358가지의 사찰 채식음식의 다양한 요리법을 소개한 요리책이다.
‘한국의 사찰현판’(신대현 지음·혜안)은 사찰문화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있는 신대현 박사가 직접 답사해 조사한 고찰의 현판 44개를 소개한 책이다. 현판 원문 전체와 주요 내용에 대한 번역과 해설을 실었다. 특히 이 책은 현판 사진도 함께 수록해 사라져 가고 있는 귀중한 역사자료인 현판의 보존과 현판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를 제공해 준다.
◆번역서
서양에 불고 있는 불교 바람을 반영하듯 최근 들어 쏟아져 나오는 불교서적들 중에는 번역서들도 많다. 서양인들의 합리적 세계관에 입각한 불교해설서들이어서 동양적 불교관과 비교해 볼 기회가 된다.
‘생각보다 쉽다-행복으로 나가는 불교의 가르침’(실비아 부어스타인 지음·권국성 옮김 ·이론과 실천사)은 소박하고 평범한 언어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불교가 갖고있는 주된 내용을 설명하고 이를 실천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할머니가 들려주는 지혜가 담긴 옛날 이야기처럼 읽힌다.
‘부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프란츠 메트칼프 지음·SPR경영연구소 옮김·예지)는 직장내 정신운동을 펼치고 있는 저자가 주로 월급쟁이들에게 주는 불교적 조언이다. 파업, 성희롱과 성차별, 팀내 다툼, 회의주재법, 끔찍한 상사 대하기, 불량고객 다루기, 직원해고하기 등 직장생활에서 한번쯤 부닥치게 되는 구체적인 상황에서 나를 잃지 않고 배움과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불교의 지혜가 알기 쉽게 제시돼 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