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음악 파일을 교환하는 mp3가 음반 시장 위축의 주범으로 떠오른 최근, 복제 방지 기술을 부착한 음반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화제의 음반은 힙합 스타들이 대거 참여한 ‘대한민국 2002’. ‘대한민국’ 시리즈는 1999년부터 매년 한장씩 발매되는 ‘힙합 명작’으로 올해에는 ‘드렁큰 타이거’ ‘CB 매스’ ‘거리의 시인들’ 윤희중 주석 등 20팀이 참가했다.
이 음반은 국내 힙합 가수들이 집결한데다 네티즌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장르여서 복제의 집중적인 타깃이 되기 십상.
음반 기획사인 이클립스 뮤직의 임기태 사장은 “힙합 팬들이 인터넷 사용율이 가장 높다는 점을 감안해 컴퓨터가 CD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도록 한 복제 방지 기술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임 사장에 따르면 효과는 만족할만한 수준. 9일 오후 출시했으나 현재까지 CD 복제를 한 흔적은 없다. 같은 날 출시된 임창정의 새음반은 서너시간만에 타이틀곡 등이 인터넷에서 떠돌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2002’는 빠르게 5만장이 나가면서 복제 방지 기술의 효과가 판매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13, 14일경 ‘대한민국 …’의 수록곡중 가장 인기가 좋은 ‘CB 매스’의 ‘구해주오’, ‘드렁큰 타이거’의 ‘부두 우기’ 등 4곡이 인터넷에 올라 이클립스측은 한때 긴장했다. 임 사장은 “음질 등을 검토한 결과, CD를 복제한 게 아니라 CD를 튼 뒤 다른 장치로 녹음해 인터넷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며 “복제 방지 기술 부착비는 음반 소매가의 1%에 불과한 만큼 비용 대비 효과면에서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가요계에서는 이에대해 “완벽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복제 방지 기술이 영구적이지 않겠지만 상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짧은 음반 시장에선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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