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은 50%를 느끼면 100% 표현할 수 있지만, 저야 100% 감동을 50%도 표현하기 어렵죠. 대신 시가 언어의 유희로 끝나서는 안 된다, 차라리 진솔하게 내가 살아온 이야기를 쓰기로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조금씩 써온 시들을 한 권의 시집으로 엮는 데 무려 25년이나 걸렸다. 현직은 삼성구조조정본부 홍보팀 차장. 지난해 11월 월간 ‘문학세계’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그는 시인이라는 이름을 추가했다. 첫 시집 ‘그 시간들의 풍경’에는 지난 세월의 흔적이 자리잡고 있다. 가족, 회사, 전철, 여행, 하루 일과. ‘아내는 아프고/ 나는 바쁘고…/ 아!’로 끝나는 짧은 시 ‘가을유감’이 있는가 하면, 나른한 오후를 묘사한 ‘겨울 햇빛’이 있다. 둘만 모이면 증권에 부동산에 재테크 이야기를 할 때, 시인이 되기를 꿈꾸던 사람은 소망을 이뤘다. 첫 시집에 마흔의 세월을 털어버리고 그는 진짜 시인이 되려 한다.
< 김현미 주간동아 기자 > khm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