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 재미있는 일이 없다는 것은 큰 문제입니다. 그러나 여가활동이 엄청나게 재미있어야 한다는 환상 또한 버려야 합니다. 일상적으로 잔잔한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정연씨의 경우,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 없다는 것보다는 함께 할 이야기가 별로 없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부부싸움 때문에 119가 긴급출동한 통계를 보니 40대의 부부싸움이 가장 많고 격렬했다고 하죠. 직장에서 겪는 신분상의 불안, 자녀교육, 기타 경제적인 문제들이 가장 민감하게 와 닿는 시기인 반면에 이를 지탱해줄 부부간의 정서적인 유대는 가장 느슨한 시기이기 때문이죠. 이 시기에는 부부간에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그러나 큰 맘 먹고 얼굴 마주 대하고 이야기를 시작해봐야 대부분 저 인간하고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는 비난으로 끝나기 일쑤죠. 대화란 결심한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한 달에 한번쯤은 남편과 함께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회에 가 보세요. 사실 40대 부부가 함께 즐길 만한 콘서트가 별로 없어요. 젊은 아이들이 가는 정신 없는 콘서트에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무슨 호텔의 디너쇼에 앉아 있기에는 아직 젊다고 생각하시겠죠. 저는 요즘 대학로에서 하는 봄여름가을겨울의 콘서트(goodconcert.com)를 권하고 싶어요. 박강성의 라이브콘서트도 기다렸다가 가 볼 만합니다. 같은 40대이지만 아직 젊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끼실 수 있어요. 더 중요한 것은 콘서트 오가는 길에 집에서는 나눌 수 없었던 많은 이야기를 서로 나누게 된다는 겁니다. 약간은 흥분되는 둘만의 외출에 아무런 대화가 없다면 그 부부는 이제 그만 살아야 합니다. 정말로!
부부싸움이 지긋지긋했던 40대 부부가 이혼하기로 했답니다. 이혼 수속하는 날 화장을 하고 단정한 모습으로 법원에 나타난 아내를 보고 남편은 무척 놀랐습니다. 결혼 전 사랑을 고백했던 아름다운 아내의 모습을 다시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아내는 남편을 위해 화장과 옷 단장을 한 적이 없었어요. 물론 남편도 마찬가지고요.
40대 부부여! 더 늦기 전에 한 달에 한번쯤은 서로만을 위해 폼 나게 단장하고 함께 외출합시다. 그래야 119 긴급출동도 줄어들고 나라가 평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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