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앞바다서 고려청자 760점 인양

  • 입력 2002년 5월 23일 15시 27분


청자 양각 연꽃잎 무늬 원통형 잔
청자 양각 연꽃잎 무늬 원통형 잔
전북 변산반도 북쪽 군산시 옥도면 비안도 인근 해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해저유물 본격 조사에서 총 310여점의 고려 청자가 추가 인양됐다. 이로써 지난달 인양된 청자까지 합하면 지금까지 총 760여점의 청자가 인양됐다. 이는 지금까지 바다에서 인양된 고려청자로는 최대 규모.

23일 하루동안에만 80여점의 청자가 인양됐다. 지금까지 인양된 청자는 대부분 완형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양된 청자는 주로 대접, 접시, 잔 등으로 지난 달 인양된 청자들과 그 모양이 비슷하다.

이번 조사작업의 최대 성과는 모양이 큰 '청자 양각 연꽃잎 무늬 원통형 잔'이 10여점 출토됐다는 점. 입지름이 10cm내외인 이 잔은 찻잔이 아니라 탕잔으로 추정된다. 이 잔은 발견된 예가 드문데다 고려인들이 인삼탕을 즐겨 먹었다는 '고려도경'의 기록을 입증하는 귀중한 유물이다.

이번에 인양된 310여점은 15일 조사 착수 이후 불과 4차례의 수중 인양에서 나온 것이어서 앞으로 6월 3일까지 남은 기간동안 수백점의 고려청자가 더 추가인양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접시, 대접, 잔이 아니라 술병이나 주전자 등 다른 모양의 청자가 발견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화재청과 해군 해난구조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의 인양 작업

또 하나의 관심사는 선박 잔해가 발견될 수 있을지 여부.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선박 잔해가 있다고 해도 해저 표면이 아니라 해저뻘층 아래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발견 여부는 몇 차례 더 인양 작업이 지나봐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해저 인양 작업은 해군 해난구조대(SSU) 전문 다이버 4명(2명씩 2개조)에 의해 조수 간만이 멈춘 낮 12시 20분부터 1시간동안 진행됐다. 현재 작업중인 구역은 수심 15m의 해저 30×12m 지역.

문화재청과 해군 해난구조대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조사 해역에 중심 부표(buoy)를 설치하고 이 부표 주변에 2×2m 폭의 구획틀로 나누어 조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조수간만이 멈춘 정조 시간에 맞추어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하루에 1∼2차례, 30분∼1시간씩 밖에 조사 작업을 할 수 없다.

이날 인양작업은 기상조건이 양호해 1시간 가까이 이뤄졌다. 합동조사단은 이번에 인양된 청자를 수중 조사 현장과 근처에 정박중인 해군 구조함(평택함)에서 정리 분류한 뒤 곧바로 전남 목포의 국립해양유물전시관으로 옮겨 보관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들이 인양된 고려청자를 평가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최초로 이곳에서 고려청자 200여점을 발견한 어부 조동선씨에게는 적절한 가격 평가를 거쳐 보상이 이뤄진다. 현재 문화재청은 조씨가 발견한 청자에 대해 가격평가를 진행중이며 평가가 끝나는대로 평가액의 절반을 조씨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바다나 땅에서 나온 유물은 원칙적으로 국가 소유물이기 때문에 조씨가 발견한 청자는 이미 국가에 귀속됐고 현재 목포 국립해양유물전시관에 보관중이다.

<조이영기자>lych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