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보호원(www.cpb.or.kr)은 최근 전국 성인남녀 2002명을 대상으로 소비문화에 관한 의식을 조사해 23일 발표했다. 95% 신뢰도에 오차 범위는 ±2.19%다.
조사 결과 자신의 소비수준을 묻는 설문에 대해 80.1%가 ‘중류 수준’이라고 답했다. 이는 97년 조사보다 9%포인트 높아진 것. ‘상류 수준’은 2.2%, ‘하류 수준’은 17.7%였다.
97년 이후 계층간 소득 격차는 오히려 커졌는데도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더 많아진 셈이다.
조사를 담당한 소보원 황정선(黃正善) 박사는 “소득에 비해 소비를 많이 하는 ‘거품 소비’를 반영하는 측면도 있고 절대 소득이 높아지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만 6세 이상의 자녀를 둔 가구 가운데 3분의 2가 과외 교육을 하고 있으며 월 평균 과외비는 37만2000원으로 가계에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전체 소득에서 자녀 과외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크게 높아졌다.
10가구 가운데 6가구 이상(63.3%)이 주택 구입 등의 이유로 빚을 지고 있었다. 빚을 진 가구의 평균 빚 규모는 2498만원.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로는 건강(64.5%)을 꼽았다.
일본인들과 인식 차이도 뚜렷이 나타났다. 한국인에게 일하는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해’(37.2%)와 ‘사는 보람을 찾기 위해’(34.9%)가 비슷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 9월 일본 내각부의 조사에서 일본인의 일하는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해’가 49.5%로 한국보다 월등히 많았고 ‘사는 보람을 찾기 위해’는 24.4%로 한국보다 훨씬 낮았다.
이헌진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