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 박물관은 충북 청원군 부용면 부강리 일명 남성골에서 3∼5세기 고구려 계통의 것으로 추정되는 가마터 12곳, 집터 5곳, 곡식 저장용 구덩이 150곳, 목책(木柵)을 묻었던 깊이 2m 길이 200여m의 구덩이, 토기류 5점, 화살촉 10여점 등을 발굴했다고 26일 밝혔다.
박물관 측은 가마터와 집터, 저장용 구덩이 등으로 미뤄 이곳이 적지 않은 수의 고구려인이 생산 및 방어시설 등을 갖추고 장기간 생활했던 집단 주거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는 고구려가 한때 금강 유역까지 깊숙이 남하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고대사의 내용과는 크게 다르다.
고대사에는 고구려가 금강 유역까지 진출했다는 기록은 아예 없으며 한강 유역을 점령했을 당시(475∼551년)에도 아산만(충남)이나 죽령(충북 단양) 등까지 진출했다는 기록과 함께 유일한 증거로 중원고구려비(충주)가 전하지만 이 역시 일시적인 군사적 점령의 최남단을 의미할 뿐 고구려인들이 생활했음을 뒷받침하는 유적은 아니다.
발굴 책임조사원인 충북대 차용걸(車勇杰·역사교육과) 교수는 “유적으로 보아 남성골이 고구려 영토였거나 백제가 고구려 유민들을 집단 거주시킨 지역으로 보인다”며 “한강 이남에서 처음 고구려 유적이 발견된 만큼 고대사 연구가 큰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원〓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