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역 연방세고’는 청계선생과 그 다섯 자제의 문집을 국역한 것이고, ‘청계선생육부자전’은 이들 부자의 전기와 함께 유물과 고택 등의 화보를 묶은 책이다. 특히 ‘내앞 500년’은 문중의 형성에서부터 일제강점기까지 집안의 역사를 학문적으로 접근한 논문집으로 향촌사 연구에 중요한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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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중에서는 16세기 학봉 김성일(鶴峰 金誠一)을 비롯해 많은 선비와 고위관리가 나왔을 뿐 아니라 임진왜란, 구한말 등의 국가 위기 때는 의병과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인물들이 대거 배출됐다.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김대락(金大洛), 김동삼(金東三) 등이 가족을 이끌고 간도로 망명해 독립운동에 투신하기도 했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보수 유림의 집안이 국가의 위기가 닥치자 모든 기반을 포기하고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한 사례를 보여 준 것이다. 문중에서는 또한 선조들이 세웠던 협동학교의 재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협동학교는 일본의 침탈이 본격화되던 1907년 보수 유림의 고장인 안동에 세워졌던 개화학교다.
김도현(金道鉉·전 문체부차관) 협동학교 대책위원장은 “이 일련의 작업들은 집안에서는 조상을 높이고 후손을 경계한다는 의미가 있지만, 전통적 가정이 해체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한 가문의 가풍을 통해 사회의 본을 삼으려 한다는 점에 더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