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개국 어린이들 ‘평화의 합창’

  • 입력 2002년 5월 29일 18시 02분


'세계평화아동축제'에 참석한 49개국 어린이들이 29일 경의선 특별열차를 타고 경기 파주시 도라산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최혁중기자
'세계평화아동축제'에 참석한 49개국 어린이들이 29일 경의선 특별열차를 타고 경기 파주시 도라산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최혁중기자
세계 49개국 어린이들이 분단의 현장에 모여 세계평화와 월드컵의 성공 개최를 기원했다.

문화관광부 주최로 열린 ‘세계평화아동축제’에 참가한 각국 어린이 200여명은 29일 오전 경의선 최북단 역인 경기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이번 축제의 첫 일정으로 ‘경의선 열차 체험’ 행사에 참가했다.

포르투갈 폴란드 미국 등 우리와 16강을 다투는 월드컵 참가국을 비롯해 이스라엘 아프가니스탄 르완다 예멘 동티모르 등 분쟁을 겪고 있는 국가도 포함된 이들 축제 참가 어린이들은 남북 대치상황에서도 경의선 복원공사가 진행 중인 것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그저 평화롭게 뛰놀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을 밝혔다.

오빠가 총에 맞아 숨지는 것을 목격했다는 동티모르의 페르난데(16)는 “한국은 무척 평화롭게 보여 분단이라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동티모르는 24년간 인도네시아의 지배를 받으며 분쟁을 겪다가 20일 독립을 선포했다.

오늘도 총성과 폭탄테러가 벌어지고 있는 레바논에서 온 케빈(11)도 “월드컵이 열리는 한국에서 여러 나라 친구들을 만나고 재미있게 놀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 어린이들은 경의선 복원공사에 쓰여질 침목에 평화를 기원하는 글귀를 남겼고 한국 대표인 대성동초등학교 박고은양(12)은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야 나에게 오렴’이란 제목의 자작시를 낭독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는 유니세프 친선대사 안성기씨와 아동평화대사 김사랑씨도 동행해 각국 어린이들과 한데 어울리며 세계평화와 월드컵 성공 개최를 기원했다.

각국 어린이들은 경의선 체험행사를 시작으로 5박6일 동안 고양시 일산지역 가정에서 민박을 하며 한국문화를 체험할 예정이다. 또 일산호수공원에서 ‘평화의 연 날리기’ ‘평화 그림 그리기’ 등의 행사에도 참여하게 된다.

‘세계평화아동축제’는 월드컵 개최를 계기로 참가국 어린이들이 우의를 다지고 분쟁국가 어린이들에게는 꿈과 희망을 전해주기 위해 문화관광부가 마련한 행사다.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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