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냉이죽 끼리는 데 가 보니/ 맛있는 내금이 졸졸 난다./ 죽 끼리는 아이가 손가락으로/ 또독또독 긁어 먹는다./ 난도 먹고 싶다./그걸 보니 춤이 그냥 꿀떡 넘어간다./ 참 먹고 싶었다.’
배가 고픈 아이에게는 강냉이 가루가 나왔을 때 그것으로 큰 솥에다 죽을 끓였다. 이 작품은 그 죽 끓이는 곳을 보고 쓴 것이다. 사람의 생활에서 먹고 입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 사실 우리는 그것 때문에 늘 매달려 있는데, 먹는 얘기를 글로 쓰는 일이 별로 없다. 더구나 늘 끼니를 걱정하고 배고픔을 참아야 하는 아이가 시를 쓸 때 생활에 조금도 걱정이 없는 아이들이나 쓸 듯한 시를 쓴다면 그것은 자기와 남을 속이는 짓이고, 그런 작품이 좋은 시가 될 수 없다. 남의 흉내가 아닌, 자기 자신의 소리는 이렇게 해서 시작될 것이다. (이오덕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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