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는 스테디셀러]'조선500년'이 술술 읽힌다

  • 입력 2002년 5월 31일 17시 43분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박영규 지음/464쪽 1만원 들녘

‘조선왕조 500년’을 책 한권으로 독파한다? 그것도 쉽게.

‘역사서는 어렵다’는 선입견을 불식시킨 책이 있다. 바로 1996년 출간된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이다. 딱딱하고 지루하게 느껴지기 십상인 ‘정사(正史)’를 쉽게 풀어낸 이 책은 첫해 40만부가 넘는 ‘대박’을 터트렸다. 지금까지 145만부가 넘게 팔렸고 지금도 월평균 3000∼8000부 주문이 들어올 정도로 꾸준한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책의 매력은 역사에 대한 전문지식 없이도 조선 시대의 정치 상황과 사회상을 한눈에 일괄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태조부터 순종에 이르기까지 조선의 27대 왕들의 평가와 주변 인물들을 정리했다. 단순히 역사적 사건을 해설하는 수준에서 탈피해 왕의 부인과 자식들의 가계도, 그 당시의 에피소드 등을 수록한 점도 흥미를 돋운다. 고전을 다뤘지만 어려운 한자가 없어서 술술 읽힌다.

들녘 출판사 경현주 부장은 “발간 초기에는 장년층이 주요 독자였지만 요즘은 청소년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방학 때 더 많이 팔리고 있다”며 “SBS 사극 ‘여인천하’가 인기를 얻으면서 ‘극중윤원형은 중종의 부인인 문정왕후(文定王后)의 동생인데 오빠로 등장하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는 문의전화가 쇄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한권으로 읽는…’이라는 제목을 붙인 역사 관련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경기도 분당의 여고생 장은주양은 “쇄국정책을 실시하고 외국의 침입을 받은 나라로만 알고 있던 조선왕조의 다양한 면모를 알게 됐다”며 “왕이 재위할 당시의 세계 정세를 소개해 조선과 세계의 역사를 비교할 수 있어 재미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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