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영향 식물 개화시기 4.5일 빨라졌다

  • 입력 2002년 6월 2일 23시 25분


지구 온난화로 인해 식물의 꽃피는 시기가 점점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나 생태계 혼란이 우려되고 있다.

영국 요크대학 알라스테어 피터 교수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90년대 10년 동안 식물이 첫 꽃을 피우는 시기가 이전의 36년 동안(1954∼1989년)에 비해 평균 4.5일 앞당겨졌으며 이에 따라 교잡 가능한 식물들의 종류가 달라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 15일이나 앞당겨진 식물도 1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꽃 피는 시기가 눈에 띄게 늦춰진 경우는 3%에 불과했다.

피터 교수는 생태연구가인 부친이 1954년부터 잉글랜드 중남부 지역에서 자라는 385종의 식물에 대한 관찰 기록을 토대로 꽃 피는 시기의 변화를 조사했다. 식물의 꽃 피는 시기는 기온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논문에 따르면 연 평균기온이 섭씨 1도 상승함에 따라 꽃 피는 시기가 4일 이상 앞당겨졌다. 이 경향은 종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같은 제비꽃류인 오도라타, 히르타 제비꽃(사진)은 90년대 이전에는 각각 3월 9일, 3월 25일 꽃을 피워 서로 교잡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그 시기가 각각 17일, 2일 빨라져 2월 21일, 3월 23일이 됨에 따라 자연적 교잡이 불가능해졌다. 지구온난화로 꽃 피는 시기가 빨라지는 것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은 최근 홍릉수목원 내 나무들의 꽃 피는 시기를 조사한 결과 3월 31일을 기준으로 1966년에는 3개 수종만이 꽃을 피웠으나 1999년과 2000년에는 각 10개, 지난해 7개, 올해 15개 수종이 각각 꽃을 피웠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나무가 꽃을 피우는 데 영향을 주는 3월의 평균 기온이 서울을 기준으로 1966년에는 4.8℃였으나 올해는 7.6℃로 2.8℃나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조기 개화 이유를 설명했다.이영완 동아사이언스기자

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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