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요크대학 알라스테어 피터 교수는 미국의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90년대 10년 동안 식물이 첫 꽃을 피우는 시기가 이전의 36년 동안(1954∼1989년)에 비해 평균 4.5일 앞당겨졌으며 이에 따라 교잡 가능한 식물들의 종류가 달라지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 15일이나 앞당겨진 식물도 1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꽃 피는 시기가 눈에 띄게 늦춰진 경우는 3%에 불과했다.
피터 교수는 생태연구가인 부친이 1954년부터 잉글랜드 중남부 지역에서 자라는 385종의 식물에 대한 관찰 기록을 토대로 꽃 피는 시기의 변화를 조사했다. 식물의 꽃 피는 시기는 기온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논문에 따르면 연 평균기온이 섭씨 1도 상승함에 따라 꽃 피는 시기가 4일 이상 앞당겨졌다. 이 경향은 종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같은 제비꽃류인 오도라타, 히르타 제비꽃(사진)은 90년대 이전에는 각각 3월 9일, 3월 25일 꽃을 피워 서로 교잡이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그 시기가 각각 17일, 2일 빨라져 2월 21일, 3월 23일이 됨에 따라 자연적 교잡이 불가능해졌다. 지구온난화로 꽃 피는 시기가 빨라지는 것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산림청 임업연구원은 최근 홍릉수목원 내 나무들의 꽃 피는 시기를 조사한 결과 3월 31일을 기준으로 1966년에는 3개 수종만이 꽃을 피웠으나 1999년과 2000년에는 각 10개, 지난해 7개, 올해 15개 수종이 각각 꽃을 피웠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나무가 꽃을 피우는 데 영향을 주는 3월의 평균 기온이 서울을 기준으로 1966년에는 4.8℃였으나 올해는 7.6℃로 2.8℃나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조기 개화 이유를 설명했다.이영완 동아사이언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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