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의 눈물’

  • 입력 2002년 6월 4일 18시 07분


4일 코스타리카-중국전에서 코스타리카 마우리시오 라이트가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4일 코스타리카-중국전에서 코스타리카 마우리시오 라이트가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중국 축구대표팀이 월드컵 본선 데뷔 무대에서 높은 ‘세계의 벽’을 실감했다.

중국은 4일 광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북중미의 강호 코스타리카를 맞아 전반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하며 선전했으나 후반들어 연속골을 내주며 0-2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월드컵 청부업자’로 불리는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도 5개 대회 연속 16강 진출이라는 꿈을 사실상 접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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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여명의 극성 팬 ‘추미’의 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중국은 노장 스트라이커 하오하이둥과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양천을 투톱으로 내세워 초반부터 코스타리카 골문을 위협했다.

미드필더 리톄와 리샤오펑은 간간이 최전방 공격수에 이어지는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선보이며 경기를 주도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기회는 개인기가 우세한 코스타리카 쪽에 많았다. 코스타리카는 전반 13분 롤란도 폰세카가 중국 골키퍼 장진과 1 대 1로 맞서는 찬스를 놓쳤고, 20분경에는 미드필더 마우리시오 솔리스가 골대를 살짝 빗나가는 슛을 날리기도 했다.

승리의 여신은 후반 로날드 고메스에게 미소를 지었다. 코스타리카는 16분 특급 골잡이 파울로 완초페가 날린 슛이 수비 의 몸을 맞고 흐르자 뒤를 받치던 고메스가 가볍게 왼발 슛, 선취점을 올렸다.

코스타리카는 4분 뒤 짧은 코너킥을 이어받은 고메스가 중국진영 왼쪽에서 센터링, 수비수 마우리시오 라이트가 살짝 방향을 바꿔놓는 헤딩으로 추가골을 따내 월드컵 첫 승, 첫 골을 기대하던 추미들을 낙담시켰다.

이후 중국팀은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의 강도를 더욱 높였으나 코스타리카의 날카로운 역습에 말려 오히려 위기를 맞는 등 첫 출전국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광주〓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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