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월드컵 찬바람' 해외여행 대세일

  • 입력 2002년 6월 6일 18시 55분


‘월드컵 대회 기간에 해외여행 가세요.’

세계의 축구 고수들이 펼치는 현란한 경기를 보느라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이 급격히 줄어들자 여행사들이 헐값에 여행상품을 내놓고 있다. 패키지 투어 전문인 자유여행사의 민경숙 이사는 “지난달 말 치러진 한국과 프랑스의 평가전 직후 갑자기 달아오른 월드컵 열기로 이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60%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고 울상을 지었다. 민 이사는 “특히 유럽 미국 등 원거리 장기 패키지보다는 동남아 중국 등 근거리 단기 패키지 상품이 잘 안 팔린다”며 “동남아 패키지의 20% 이상이 무더기 해약되는 사태를 맞았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해외여행객이 크게 줄자 항공 좌석을 미리 확보해두었던 여행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파격 세일 단행에 나섰다. 경기관람에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비용도 절약하고 붐비지 않아 손님대접도 더 받을 수 있는 요즘 ‘월드컵 틈새 여행’을 고려해볼 만하다.

자유여행사의 방콕 파타야 3박5일 패키지는 50만원대에서 34만9000원으로 값이 내렸다. 방콕과 파타야에서 각각 1박과 2박을 하며 특급호텔 숙박에 안마와 코끼리 트레킹이 포함돼 있다. 팍상한 폭포, 따가이따이 화산지대 등을 둘러보는 마닐라 3박4일 상품은 39만9000원에서 29만9000원, 주롱새 공원, 센토사섬 관광 등이 포함된 싱가포르 3박5일은 54만9000원에서 34만9000원으로 할인됐다.

월드컵 기간에 수요가 늘 것으로 예측됐던 한일간 여행 상품 판매도 파리를 날리기는 마찬가지. 평소 좌석이 거의 남지 않았던 서울-도쿄 항공편의 좌석 점유율은 50∼60%로 뚝 떨어졌다. 이에 따라 항공권 가격도 48만∼56만원(대한항공 기준)에서 36만원(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나 25만원(일본 ANA JAS)까지 인하된 상태다. ‘도쿄 에어텔’(왕복 항공권+호텔 2박)은 원래 49만9000원이었으나 이달에는 29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부산-후쿠오카를 오가는 제트포일(초고속 여객선)의 경우도 비슷한 수준. 승객이 줄어들자 17만원이던 승선권이 6월에 한해 8만5000∼9만원에 할인 판매되고 있다. 일본 전문 여행사인 여행박사(tourbaksa.co.kr)는 벳푸온천 타운 4박5일 상품(부산-후쿠오카 제트포일 비틀호+가이드 안내 버스투어+호텔숙박)가격을 39만9000원에서 29만9000원으로 내렸다. 규슈의 하우스 텐보스에서 숙박하는 패키지(29일 출발·제트포일 왕복 승선권+호텔2박+조식+가이드+하우스 텐보스 2일 이용권)는 29만9000원. 오사카가 목적지인 간사이지방 2박3일 자유여행 패키지는 19만9000원이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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