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마지막 한꺼풀의 로맨티시즘 '수영복'

  • 입력 2002년 6월 6일 18시 55분


아랫배와 굵은 팔뚝을 가릴 수 있는나일론 잠바는 물 안과 밖에서 요긴한 아이템
아랫배와 굵은 팔뚝을 가릴 수 있는
나일론 잠바는 물 안과 밖에서 요긴한 아이템
올해는 뱃살이 조금 두둑해도, 늘어진 엉덩이 살을 손바닥만한 비키니 팬티로 가리기에 역부족이더라도 자신있게 수영복을 입을 수 있을 것같다. 보이기 싫은 군살까지 고스란히 노출시키게 만드는 미니멀한 디자인의 비키니나 지극히 선이 단순한 원피스형 수영복의 유행이 물러갔기 때문.

올해는 갖가지 디테일이 가미돼 보는 사람의 시선을 분산시키거나 여러겹 겹쳐 입음으로써 체형의 단점을 감춰주는 수영복이 신제품으로 대거 선보였다. 복고풍, 로맨티시즘의 유행 트렌드가 수영복에도 그대로 옮겨온 덕분. 리조트웨어로도 활용 가능한 올 여름 수영복 아이템을 소개한다.

●디테일이 살아있다〓외출복에 브로치가 달린 것처럼 이번 시즌을 겨냥해 출시된 수영복에는 꽃 코르사주가 달린 것이 많다. 꽃은 로맨티시즘을 표현하는 주요한 모티브. 매년 겨울 추위를 피해 따뜻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부호들을 위해 열리는 루이뷔통의 ‘2002 크로아지에르(항해 여행) 컬렉션’에서는 검은색 비키니 수영복에 가죽 소재로 만든 흰색 데이지 꽃 장식이 달린 미니스커트를 덧입는 발랄한 디자인이 선보였다. 꽃을 주제로 한 아이템으로 노란색 비키니에 가죽 꽃을 촘촘하게 붙인 디자인도 출시됐다.

버버리 역시 60,70년대 수영복처럼 목부분에서 끈을 묶게 되어 있는 블랙 비키니 상하의에 체크 무늬 꽃 코르사주를 달았다.

벨트를 달아 확실한 시선 분산 효과를 노린 아이템도 있다. 특히 배가 나온 사람들에게 적합한 디자인이다.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올 신상품 수영복의 허리나 어깨 부분에 굵은 벨트를 달았다. 벨트에 부착시킬 수 있게 된 작은 주머니까지 곁들이면 물에 들어가지 않을 때 귀중품이나 휴대전화를 보관할 수 있는 실용적인 기능까지 더해진다.

마리 끌레르는 호피 프린트 비키니에 반바지 수영복을 덧입은 뒤 굵은 벨트를 매는 스타일을 제시했다. 요란한 장식에 시선을 집중시켜 노출되는 부위에만 눈길이 머물지 않도록 한 것.

이렇게 화려한 수영복 위에 같은 색상 계열이나 화이트의 얇은 시스루 소재 셔츠나 블라우스를 덧입으면 리조트 패션으로 적합하다. 반바지를 덧입고 싶으면 데님 합성소재나 얇은 면처럼 땀을 잘 흡수하면서도 햇볕에 빨리 마르는 소재를 택한다.

이 밖에 터번을 쓴 남자, 월계수 나무 등 이국적인 소재 등을 프린트한 알록달록한 원피스 수영복(에트로)이나 마치 가죽으로 만든 것 같은 질감이 느껴질 정도로 사실적인 얼룩말무늬를 사용한 것(페라가모) 등 대담한 프린트로 시선 집중 효과를 노린 제품들도 있다.

휠라코리아 김미연 디자인 실장은 “상의에 여러 가지 장식이 가미된 디자인은 가슴이 작거나 다리가 짧은 사람의 체형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되며 프린트가 큼지막한 수영복은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고 조언했다.

남자 수영복은 엉덩이 아래까지 내려오며 몸에 딱 붙는 드로어즈 스타일이 인기다. 모델 김병도, 수영복 협찬 휠라코리아, 장소 협찬 캐리비안베이. [사진=전영한기자]

●러닝형 민소매 또는 복고풍 핫팬츠〓샤넬은 배꼽을 감출 정도로 길게 내려오는 민소매 톱과 밑단이 엉덩이 라인 바로 아래까지 내려오는 수영복을 선보였다. 시원한 파도와 파란색으로 바다를 묘사한 프린트를 새겨 놓은 것이 특징.

프라다, 조 앤 루이스 역시 하의가 골반에 걸쳐지는 숏팬츠 또는 반바지형의 수영복을 내놓았다. 이런 디자인은 특히 아랫배를 덜 나와 보이게 하지만 입었을 때 다리가 짧아 보인다는 약점이 있다. 한편 비키니에 미니 스커트를 곁들이는 리조트룩은 허벅지가 두껍거나 엉덩이 선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적당하다.

남자 수영복의 경우도 노출 수준이 아슬아슬한 삼각 팬티나 착용감은 편하지만 벗겨지거나 들리기 쉬운 사각 팬티 대신 허벅지에 딱 붙는 복고풍의 드로어즈 형태가 많이 출시됐다.

마리끌레르, 미치코 런던, 레노마, 아레나, 엘르 등 수영복 전문 브랜드들은 비키니 상하의는 기본이고 상의로 톱, 하의로 랩스커트나 반바지 미니스커트, 수영복 위에 덧입는 비치 가운까지 곁들인 3∼5점 한 세트의 비치 웨어를 선보였다.

풀 사이드를 걸어다닐 때나 해변가를 거닐 때 수영복 위에 무엇을 덧입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돼 편리하다. 휠라코리아의 긴 소매 잠바처럼 맨 살 위에 덧입을 수 있고 물에 들어가면 속살이 살짝살짝 비치는 나일론 소재 아이디어 상품도 인기품목이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유행예감' 새 수영복들

●루이뷔통의 ‘레이어드 룩’

루이뷔통의 ‘크로아지에르 컬렉션’에서 선보인 브라운색 수영복을 속이 약간 비치는 ‘시스루’ 소재의 노란색 셔츠와 코디네이션했다. 노출이 심한 비키니 상의를 입고 해변을 돌아다니기 민망할 때 함께 입으면 좋다.

●마리 끌레르의 ‘사파리 룩’

선명한 호피 무늬가 섹시해 보이지만 엉덩이 라인 아래까지 내려오는 반바지 타입의 비키니 하의와 골반에 맨 벨트 때문에 노출 정도가 과해 보이지 않는다. 마리 끌레르 제품으로 ‘리조트 룩’으로도 부담스럽지 않다.

●샤넬의 ‘리조트 룩’

샤넬의 수영복 신제품은 시티웨어로도 부담이 없을 정도. 전형적인 수영복의 모습을 벗어 던졌다. 상의는 민소매 셔츠, 드로어즈 스타일의 하의는 핫 팬츠처럼 보인다.

●에트로의 프린트 수영복

화려하고 큰 무늬가 들어 있으면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 특히 비키니 상의에 주름이 잡혀 있는 디자인은 가슴이 작은 체형에 좋다. 이국적인 각종 소재를 모티브로 한 원피스형(왼쪽)과 페이즐리 무늬 비키니.

●버버리의 드로어즈형 남성수영복

올 여름 여러 브랜드에서 내놓은 남성 수영복 신제품은 대부분 삼각 팬티보다는 노출이 덜하고 트렁크 스타일의 사각형보다는 기능적인 드로어즈형이다. 명도와 채도가 높은 것이 선탠한 피부에 더 잘 어울린다. 버버리 제품.

●버버리의 꽃장식 비키니

로맨티시즘의 영향을 받아 꽃장식, 꽃무늬 프린트 등을 모티브로 삼은 제품이 대거 쏟아져나왔다. 작은 꽃장식이 비키니 상의 가슴 안쪽에 붙어있어 사랑스러운 느낌을 주는 버버리의 비키니 수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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