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은 둘째 희라(30)가 제일 예쁘고 끼도 있어요. 그런데 사위가 일찍 채 가는 바람에 대회에 나갈 기회가 없었던 거예요.”
다섯 자매는 모두 늘씬하고 얼굴이 고운 어머니 서씨를 많이 닮았다. 하지만 서씨는 타고난 미인들을 내버려 두지 않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까탈스럽게 키웠다고 한다. 다섯 중 넷을 미스코리아로 키워낸 비법을 들었다.
●귀하게 키웠다
아들 없는 집이라고 얕볼까봐, 딸만 다섯이라고 천덕꾸러기 취급할까봐 특별하게 키웠다. 무용 피아노 웅변 등 이것 저것 많이 가르쳤고 자매들의 입에서 “옷에 질려 죽을 뻔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이 사다 입혔다. 아이들은 스스로를 귀한 존재라고 여기고 컸을 것이다.
|
●개성이 중요
다섯 자매 모두 방을 따로 쓰게 하고 이불 하나 베갯잇 하나 똑같은 것을 사 준 적이 없다. 얌전하고 천상 여자인 셋째 민정이는 안쪽방에 핑크빛 이부자리를, 활달한 넷째 미성이는 바깥쪽 방에 크림색 이부자리를 깔아주는 식이었다. 반찬도 취향과 건강 상태에 맞게 따로 만들어 먹였다. 자기 색깔을 가진 여성으로 커 주길 바랐기 때문이다.
●인삼으로 기초 체력을
고교 때까지는 무조건 많이 먹이려고 애썼기 때문에 아이들이 통통한 편이었다. 특히 인삼을 달여 물 대신 마시도록 했다. 아이들은 씁쓸한 인삼물을 싫어했지만 덕분에 잔병치레 않고 튼튼하게 컸다. 체력이 있어야 무슨 일이든 잘 할 수 있다.
●과일은 끼고 살았다
여름에는 포도, 겨울에는 감귤 등 제철 과일을 서너 상자씩 쌓아두고 시도때도 없이 가져다 먹게 했다. 아이들의 뽀송뽀송한 피부는 과일 덕분이다.
●대학생이 되면서 다이어트에 돌입
대학생이 된 아이들에게는 “많이 먹지 말라”고 말리는 게 일이었다. 아침은 삶은 감자에 주스나 야채를 먹였고 저녁에는 죽을 쑤어 먹였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쓸데없이 노닥거리지 말고 일찍 자라고 재촉했다. 충분히 자야 고운 피부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
●길 가는 사람 모두가 심사위원
주위의 권유로 첫째부터 하나 둘 미스코리아 대회에 나가기 시작했다. 이왕 나가는 것 잘하도록 최선을 다해 밀어줬다. 수영과 헬스를 하루 두 시간씩 하게 하고 집에서 수영복 입고 높은 구두 신고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걷는 연습을 하도록 했다. 길 가는 사람 모두가 심사위원이라 생각하고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고 주의를 주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