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 옛모습 되찾는다

  • 입력 2002년 6월 7일 18시 29분


대대적인 보수공사로 2005년 옛모습을 되찾게 되는 명동성당
대대적인 보수공사로 2005년 옛모습을 되찾게 되는 명동성당
한국 가톨릭은 물론 우리 근현대사에서 영광과 고난의 길을 함께 걸어온 명동성당(사적 제258호)이 7, 8월경부터 3년에 걸쳐 대대적인 보수 공사에 들어간다.

초창기 종현(鐘峴)성당 또는 명동 천주교당으로 불려온 이 성당은 프랑스인 코스트 신부가 설계와 공사 감독을 맡아 1898년 완공됐다.

명동성당 자리는 역관 김범우의 집터로 이승훈 정약전 권일신 등이 모여 종교 집회를 가져 조선천주교회가 창설된 곳이기도 하다. 1866년 병인박해 때에는 순교자들의 유해가 지하묘지에 안장됐고 70, 80년대에는 민주화 운동의 ‘성소(聖所)’가 되기도 했다.

명동성당이 이처럼 대대적인 보수에 나서게 된 것은 성당 건립 100여년이 지나면서 외벽이 심하게 훼손된 데다 부식이 심하게 진행됐기 때문. 성당 전체 외벽 벽돌 77만여장 가운데 30만여장의 벽돌이 보수된다. 스테인드글라스 보수와 화단철거, 벽체 균열 보수 등도 이뤄진다. 보수 비용은 총 50여억원으로 문화재청 지원과 본당 예산으로 충당된다.

성당측은 “이번 보수가 외벽 공사 중심이어서 미사에는 지장이 없다”면서 “내부 공사가 예정된 2004년에는 미사를 위한 다른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성당 성전보존분과위원장 김태우(아킬레오·건축가)씨는 “이번 보수의 목표는 건립 당시의 모습을 복원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100년 이상 끄떡없는 성전이 될 수 있도록 보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당측은 3년전부터 성당 보수와 관련한 준비위원회를 20여차례 열고 외국 전문가를 초빙해 두차례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편 명동성당은 최근 문화관과 성물 판매소가 있던 별동을 합치는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지하1층, 지상3층의 새 문화관을 열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구 문화관의 대강당을 개조해 만든 500여석 규모의 전문공연장 코스트홀(Coste Hall). 명동성당을 설계한 코스트 신부의 이름을 딴 것으로 천장에 돔형의 음향 반사판을 설치해 잔향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객석 좌석마다 사이드 테이블을 갖췄다. 미사나 강연장으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좌우 벽면에 전자동 블라인드를 설치해 평상시에는 강화유리로 된 창문을 통해 외관이 내다보이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개관기념으로 매주 토요일 오후7시반 ‘돔 앙상블 연주회’(8일) ‘문록선 플루트 연주회’(15일) ‘돔 스콜라 연주회’ (22일)가 열린다. 02-774-3890

김갑식 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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