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독은 “이 상을 밑거름으로 한국의 애니메이션도 일본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독창성을 계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비로운 소녀 ‘마리’와 어촌 소년 ‘남우’의 사랑을 파스텔톤으로 그려낸 ‘마리 이야기’는 3년간 3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영화로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저예산’ 작품이다. 이 감독은 “안시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서정적 스토리와 손으로 직접 그린 듯한 아날로그적 감성이 호평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3D 컴퓨터 그래픽으로 제작한 캐릭터를 다시 수작업을 통해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했다.
지금까지 안시 페스티벌 장편 경쟁 부문 그랑프리의 수상자 중에는 일본의 미야자키 하야오(‘붉은 돼지’·93년), 미국의 빌 플림턴(‘뮤턴트 에일리언’·2001년) 등 세계적 거장이 많다.
제작사인 시스엔터테인먼트는 이 감독의 수상을 기념해 이르면 다음 주말 ‘마리 이야기’의 재개봉을 추진 중이다.
이 감독은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한때 그림을 그리다 90년대 중반 애니메이션에 뛰어들었으며 차기작으로 코믹 무협 애니메이션을 준비하고 있다.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