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지향하는 지식인의 모델은 전통 문화와 유교적 가치관에 기반한 ‘선비 정신’이다. 말할 것은 하되, 좀 이름이 난다 해서 자리나 탐하는 것은 지식인의 올바른 도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지식인들이 좀 떠들고 유명해지면, 대학이나 정부에 자리 하나 차지하려 한다고 한탄하다.
송교수는 또 요즘 대학 사회에서 가장 인기없는 ‘文 史 哲 (문학 역사 철학) 교육’을 해야 경쟁력 있는 지식인이 만들어 진다고 강조한다. 시와 소설이 기본인 문(文)은 언어의 공장이고, 사(史)는 경험의 공장이며, 철(哲)은 초월의 공장이므로 대학생이라면 적어도 시 300편은 외우고 소설 300권, 역사 200권, 철학 100권해서 600권은 읽어야 새로운 지식 문화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보수는 ‘참 보수’다. ‘참 보수’란 상황이 변했다는 식으로 말을 함부로 바꾸지 않는 정직성을 기반으로, 사회의 발전 단계는 아무리 비약하려 해 봐야 비약할 수 없다는 점진성, 무리해서 사회구조를 바꾸려 해 봐야 오히려 현재의 구조보다 더 못하게 되어 버린다는 순리성, 진실을 감추려 해 봐야 감출 수 없다는 투명성등을 기반으로 경험성을 가져야 한다. 이래야만 사변적 추상적 세계대신 경험적인 사실의 세계를 중시하는 실사구시의 사상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젊음이 있는 한, 사회 구조에 부조리가 있는 한 진보의 비판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열린 시각을 강조한다. 그런 비판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참 보수’이고 받아 들이지 못하는 것이 ‘극우’라는 것이다.
한국 사회야말로 세계적·역사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지역이동·직업이동·계급이동이 활발한 ‘열린 사회’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