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복 교수, 한국대표 보수 지식인…'文 史 哲교육' 강조

  • 입력 2002년 6월 10일 17시 38분


송복 교수는 한국 지식사회의 ‘대표적 보수주의자’로 꼽힌다. 송교수가 집필한 책이나 칼럼에도 보수주의적 성향이 두드러진다. 그러다 보니, 그에게는 ‘적군’도 많고 ‘우군’도 많다.

그가 지향하는 지식인의 모델은 전통 문화와 유교적 가치관에 기반한 ‘선비 정신’이다. 말할 것은 하되, 좀 이름이 난다 해서 자리나 탐하는 것은 지식인의 올바른 도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우리나라 지식인들이 좀 떠들고 유명해지면, 대학이나 정부에 자리 하나 차지하려 한다고 한탄하다.

송교수는 또 요즘 대학 사회에서 가장 인기없는 ‘文 史 哲 (문학 역사 철학) 교육’을 해야 경쟁력 있는 지식인이 만들어 진다고 강조한다. 시와 소설이 기본인 문(文)은 언어의 공장이고, 사(史)는 경험의 공장이며, 철(哲)은 초월의 공장이므로 대학생이라면 적어도 시 300편은 외우고 소설 300권, 역사 200권, 철학 100권해서 600권은 읽어야 새로운 지식 문화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보수는 ‘참 보수’다. ‘참 보수’란 상황이 변했다는 식으로 말을 함부로 바꾸지 않는 정직성을 기반으로, 사회의 발전 단계는 아무리 비약하려 해 봐야 비약할 수 없다는 점진성, 무리해서 사회구조를 바꾸려 해 봐야 오히려 현재의 구조보다 더 못하게 되어 버린다는 순리성, 진실을 감추려 해 봐야 감출 수 없다는 투명성등을 기반으로 경험성을 가져야 한다. 이래야만 사변적 추상적 세계대신 경험적인 사실의 세계를 중시하는 실사구시의 사상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젊음이 있는 한, 사회 구조에 부조리가 있는 한 진보의 비판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열린 시각을 강조한다. 그런 비판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참 보수’이고 받아 들이지 못하는 것이 ‘극우’라는 것이다.

한국 사회야말로 세계적·역사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지역이동·직업이동·계급이동이 활발한 ‘열린 사회’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