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아펜젤러 시신 찾으러 왔어요”

  • 입력 2002년 6월 11일 18시 52분


아펜젤러-최병헌 목사
아펜젤러-최병헌 목사
한국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인 헨리 아펜젤러(1858∼1902)의 후손들과 한국 최초의 신학자인 탁사 최병헌(濯斯 崔炳憲·1858∼1927) 목사의 후손들이 100년 만에 처음으로 만난다.

아펜젤러 사망 100주년을 맞아 15일간의 일정으로 7일 방한한 손녀 마거릿 하일러(83)를 비롯한 후손 22명은 12일 오전 최 목사가 태어난 충북 제천시 동산교회에서 최 목사의 종손인 최문호씨(65) 등 10여명과 함께 ‘아펜젤러 순직 100주년 연합 추도예배’를 갖는다.

추도예배에 앞서 이들 후손은 제천시 금성면 양화리 지적박물관에서 아펜젤러와 최 목사가 공동 번역한 성서 15점을 전시하고 학술대회도 연다.

이번 후손들의 만남은 기독교 대한감리회 동서지방회와 최 목사 연구모임인 탁사학회(회장 이진호·李鎭昊)가 아펜젤러 사망 100주년을 맞아 추진했다.

185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난 아펜젤러는 최 목사와 함께 성서 공동 번역작업을 했으며 조선 그리스도인 회보와 신학월보를 창간하고 1887년에는 우리나라 최초 교회인 정동제일교회를 세웠다. 그는 1902년 어학 선생인 조성규씨와 함께 성서번역회 참석을 위해 전남 목포로 가다 군산 어청도 앞바다에서 마주 오던 일본 상선과의 충돌사고로 숨졌다.

아펜젤러와 같은 해 제천에서 태어난 최 목사는 유학자이자 한학자로 배재학당에서 후학을 양성해오다 아펜젤러가 순직하자 그의 뒤를 이어 정동제일교회 담임목사로 재직하면서 성서 번역을 마무리지었다.

탁사학회 이진호 회장은 “이번 만남은 우리나라에 개신교를 전파하고 뿌리 내린 후손들의 의미 있는 만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펜젤러 후손들은 제천 방문에 이어 14일 아펜젤러가 사망한 군산 앞바다를 찾아 선체와 시신 인양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제천〓장기우기자 straw82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