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패션]'아프리칸 뷰티' 세계적 트렌드로 떠올라

  • 입력 2002년 6월 13일 20시 25분


2002 봄여름 밀라노 컬렉션로베르토 카발리의 표범 무늬 드레스
2002 봄여름 밀라노 컬렉션
로베르토 카발리의 표범 무늬 드레스
미국 출신 디자이너 톰 포드가 이끄는 이브 생 로랑 기성복 컬렉션의 2002년 봄 여름 주제는 ‘아프리카’였다. ‘검은 대륙’을 연상시키는 동물 프린트, 초콜릿색 연노랑 검정 무늬 등 원초적인 생명성을 드러내는 소재가 직설적으로 표현됐다.

국내 여성복, 액세서리, 보세 매장에까지 아프리카의 뜨겁고 열정적인 감성이 스며들어 ‘이열치열’식의 청량감을 전하고 있다. 더욱이 한일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출신 선수들의 스타일이 화제가 되면서 ‘야생의 검은 패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아프리칸 뷰티〓이브 생 로랑 컬렉션에서는 표범 프린트 블라우스, 일부러 재단을 하지 않은 듯 밑단의 길이가 들쭉날쭉한 염소 가죽 코트, 아프리카 부족의 문장을 손으로 그려 넣은 실크 니트 스웨터, 옷에 구멍을 뚫은 뒤 청동 소재 링을 매다는 등 타잔의 여자친구 제인이 입었을 법한 아프리칸 아이템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특히 이 컬렉션의 최대 유행 아이템으로 꼽히는 뭄바사 백은 파리와 런던 매장에서 올봄 발매되자 하루 만에 품절됐다. 초콜릿색 물소 가죽으로 만들었고 손잡이 부분은 뿔갈이 기간 중에 자연스럽게 떨어져나온 실제 사슴뿔을 사용해 제품마다 손잡이 길이와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에 열광한 여성들이 많았기 때문.

2002 봄 여름을 겨냥한 밀라노 컬렉션에서 로베르토 카발리 또한 표범무늬 시폰 드레스 등에 깃털 프린트 등을 새겼으며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얼룩말무늬를 모티브로 스커트 및 수영복을 선보였다.

미국의 대중적인 의류 브랜드 익스프레스 역시 ‘표범’을 테마로 내걸었다. 미국의 캐주얼 브랜드 게스나 국내의 베스티벨리, 나이스클랍 등도 표범무늬 가죽, 얼룩말무늬를 모티브로 한 의상을 앞다투어 출시했다. 프랑스 액세서리 브랜드 ‘보르지아’도 이번 시즌 하늘색 주홍색 등 선명한 원색과 화려한 장식이 돋보이는 아프리카풍 귀고리, 목걸이 등을 내놓았다.

아프리카풍의 유행은 최근 몇 년간 큰 트렌드로 꼽혀온 에스닉(민속풍) 유행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의 서정미 수석연구원은 “특히 ‘젠’을 바탕으로 한 동양적인 에스닉룩이 인기를 잃으면서 커다란 잎사귀모양 프린트, 과감한 원색 대비 등을 주조로 하는 아프리카 룩이 떠오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입을까〓동물 프린트가 있는 옷은 노출이 많은 미니 스커트나 민소매 셔츠 이상으로 섹시해 보인다. 신원 ‘씨’의 박란실 디자인 실장은 “오렌지색, 모래색 등의 애니멀 프린트 블라우스를 비슷한 색상의 정장 바지 또는 스커트, 진흙 색상의 샌들, 굵은 구슬의 목걸이, 부드러운 소재의 가방과 함께 매치하면 제대로 된 ‘아프리칸 룩’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열대 식물 모양의 프린트 셔츠는 데님 팬츠나 스커트와 함께 입으면 잘 어울린다. 대현패션정보실 한미경 팀장은 “얇은 가죽이나 식물 소재로 만든 굵고 긴 벨트로 포인트를 주면 아프리카풍의 에스닉한 멋이 한층 살아난다”고 조언했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 구릿빛 니렝스 스커트, 황토색 톱, 노란색 가죽 코트‥. 디테일만으로는 전혀 아프리카풍이라고 할 수 없지만 대지(大地)를 연상시키는 색상 배합이 의상의 주제를 읽게 한다. 2002 봄여름 이브 생 로랑 컬렉션.

▷ '아프리카'를 전면에 내세운 2002 봄여름 이브 생 로랑 컬렉션에 선보인 망토형 갈색 상의. 밑단이 아메리칸 인디언의 전통 의상처럼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어 한층 민속적인 느낌이 난다.

◁ 브라운톤의 애니멀 프린트 톱에 같은 색감의 팬츠, 미니 스커트를 매치했다. 이같은 차림은 흰 살결보다 선탠한 피부에 더 잘 어울린다. 메이크업도 브론즈 펄 등을 사용해 글로시하게 표현한다. 신원 베스티벨리 제품.

▷ 얼룩말을 연상시키는 컬러풀한 실크 블라우스는 낡은 청바지. 빈티지진과 매치한다. 구슬장식이 달린 뮬을 신으면 히피같은 분위기도 낼 수 있다. 나산 예츠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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