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刮目相對 (괄목상대)

  • 입력 2002년 6월 20일 17시 45분


刮-긁을 괄 疑-의심할 의 孤-외로울 고

追-좇을 추 寵-사랑할 총 叱-꾸짖을 질

너무도 意外(의외)의 상황을 접하게 되면 도무지 믿어지지 않아 당황하는 수가 있다. 그럴 때면 대개는 疑心(의심)하면서 자신의 눈을 비비고 보게 되는데 刮目相對는 바로 그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때의 ‘刮目’은 ‘눈을 비빈다’는 뜻이며 ‘相對’는 ‘대한다’는 뜻으로 ‘눈을 비비고 상대방을 대한다’가 되겠다.

삼국시대 吳(오)나라의 장군 呂蒙(여몽)은 어려서부터 孤兒(고아)로 자랐기 때문에 공부는 하지 못하고 대신 武術(무술)만 열심히 익혔다. 그래서 武藝(무예)라면 타의 追從(추종)을 不許(불허)할 정도였지만 그 밖의 분야에는 여간 어두운 게 아니었다. 孫權(손권)은 그를 무척 寵愛(총애)하면서도 늘 그 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하루는 呂蒙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國政(국정)에 참여하는 重臣(중신)이오. 알다시피 나라 일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소. 따라서 그것을 꾸려 나가기 위해서는 多方面(다방면)으로 알아야 하지 않겠소. 그러니 그대도 이제부터는 책도 좀 읽어서 學識(학식)을 쌓도록 하시오.”

呂蒙이 말했다.

“좋기는 하지만 실은 軍中(군중)의 일이 너무 많아서 책 읽기가 여간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자 孫權이 버럭 화를 내면서 말했다. “아니 내가 그대더러 무슨 博士(박사)가 되라고 하는 줄 아오? 바쁘기로 말한다면 나를 따를 자가 있겠소? 그러나 一國(일국)의 王도 열심히 배워야 하기는 마찬가지요. 後漢(후한· 25-220)의 光武帝(광무제·25-57) 같은 天子(천자)는 전쟁터에서도 손에 책을 놓지 않았다던데…”

孫權의 叱責(질책)이 있자 呂蒙은 밤을 세워가면서 공부했다. 이렇게 몇 년이 지나자 그의 학식은 專門家(전문가)도 이르지 못할 境地(경지)에까지 올랐다. 한번은 呂蒙이 魯肅(노숙)과 함께 國政(국정)을 논할 기회가 있었다. 魯肅은 그의 學識(학식)이 놀랍도록 向上(향상)된 것을 알고 깜짝 놀라면서 말했다.

“나는 자네가 武藝(무예)만 익힌 줄 알았네. 어느 새 공부를 하여 그렇게 높은 境地까지 이르게 되었는가? 이제 자네는 과거의 呂蒙이 아닐세.”

그러자 呂蒙이 말했다.

“천만의 말씀입니다. 본디 사람이란 三日만 떨어져 있어도 눈을 비비고 보아야 하는 법이 아닙니까.”

한국축구에 대해 세계가 놀라고 있다. 짧은 시간에 이토록 강한 팀으로 탈바꿈하게 된 데 대해 세계는 한국축구를 刮目相對하고 있는 것이다.

鄭錫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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