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교수와 학생들은 고발장에서 “세종문화회관 노조가 웹 사이트와 사내 게시판에 홍 교수가 성폭력 행위로 해임 위기에 처해 있는 부도덕한 사람이라고 허위 사실을 적시하고 홍 교수의 사장 선임을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스승과 동료가 음해로 인해 피해를 당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어 나섰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조측은 또 홍 교수가 1997∼2000년 정동극장장 재직 당시 각기 다른 공연을 하루에 3회씩 열면서 직원들을 혹사시켰고, 실적을 쌓기 위해 수익을 정부에 환원했다고 주장했다.
홍 교수와 세종문화회관 노조의 마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홍 교수가 지난해 한 일간지 칼럼에서 “법정 노동시간이 정해져 있는 일반 근로자와 예술단체는 근본적으로 조건이 다르다”면서 세종문화회관 산하의 서울시향 등 8개 서울시립예술단체의 연주자 성악가 배우 등이 노조를 결성해 파업을 벌인 것을 비판했을 때도 양측은 갈등을 빚었다. 특히 홍 교수가 “예술단체는 실력으로 평가받아야 하며 봉급 근로자화할 경우 기량 향상에 대한 의욕 감퇴와 적당주의적 타성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숙명여대 홈페이지에는 홍 교수에 대한 인신공격성 글이 올랐고, 당시 홍 교수의 조교였던 강모씨에게 협박성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는 것.
세종문화회관 노조는 이번 성명서 발표가 고발사태로 비화하자 27일 홍 교수 측에 e메일을 보내 “문제의 내용이 숙명여대나 홍사종 교수와 관계 없으며 더더욱이 명예를 훼손할 생각은 전혀 없었음을 재삼 확인코자 한다. 조합의 뜻과 무관하게 특정인을 연상케 하는 내용들이 있었고 또 이를 통해 당사자들의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면 죄송하게 생각하며 이로 빚어진 물의에 대해서는 당사자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뜻을 전한다”며 고소 취하를 요청했다.
한 문화계 인사는 “근거없는 인신공격은 노조 자체에 대한 신뢰를 잃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종문화회관 노조에는 예술단원 172명, 사무국 직원 48명 등 총 220명이 가입돼 있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