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갈등 이렇게 풀자]며느리 장점 찾으려 노력하라

  • 입력 2002년 7월 2일 16시 35분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원래 부계(父系) 가족에서는 비슷한 조건, 비슷한 입장에 있는 가족원이다.

비슷한 조건이란 강력한 부계 혈연가족에서 친정으로부터 같은 집안으로 혼입(婚入)해 왔다는 점과 다른 가족원들과 성(姓)이 다르다는 점 등 불리한 입장에 처해 있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부관계는 항상 갈등관계, 부정적 관계로 비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시어머니가 되면, 그동안 불리한 지위에서 자녀를 낳고(특히 아들), 가정의 제반사항에서 고충을 견디어가며 인내로 쌓아올린 자신의 지위에 대한 성취감과 권위감이 자연스럽게 얻어지게 된다.

시어머니는 우선 ‘내가 그동안 이 가정을 위해 쌓아올린 노력만큼 며느리가 잘 해낼 수 있겠는가’라는 염려와 기대에서 가르친다는 입장에 서게 된다.

그러나 며느리가 시어머니보다 적은 노력을 들이고 그에 대한 대가는 시어머니보다 많이 얻게 되는 경우, 그것은 불공평한 것이 아닌가라는 심리적 작동으로 마땅치 못한, 또는 기분 나쁜 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가장 가까울 수 있는 관계가 가장 부정적 관계가 되는 고질적 가족관계의 일면이다.

시대는 급속히 변하고 있다. 이 시대의 고부갈등 해결의 열쇠는 시어머니에게 있다. 시어머니의 며느리 사랑 방법에 개혁이 필요하다.

고부관계를 잘 이루어가는 가정들이 있다. 가정의 각종 의례와 대소사에 관한 것, 경제문제 등은 전적으로 개인의 입장을 존중해 주는 것이다. 명절이나 가족모임에서 식사를 뷔페식으로 한다든지, 며느리뿐만 아니라 딸이 가끔 요리 자랑을 해 보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화책에서 본 글이다. 옛날 이집트에 애꾸눈 임금이 있었는데, 나라 안의 유명한 화가들을 불러 초상화를 그리라고 했다.

모든 화가들은 어떻게 임금님의 모습을 잘 그릴까 고민을 했다. 애꾸눈을 그대로 그린 화가들, 애꾸눈이 아닌 것처럼 정상적으로 그린 화가들 제각기 다양하게 그렸다.

그런데 임금님은 화를 벌컥 내면서 거짓으로 그린 것도 안되고, 애꾸눈인 자기 모습을 그대로 그린 것 또한 몹시 불쾌하다며 다른 화가를 찾았다. 많은 화가들 중에 마침내 임금님의 마음에 흡족한 초상화를 그린 화가가 나타났다. 그 화가는 임금의 미소 띤 옆모습의 초상화를 그렸다.

“임금님, 사람은 누구나 아름다운 면이 있습니다. 임금님은 미소짓는 옆모습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며느리는 시어머니의 가장 아름다운 면만 보는 지혜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유영주 경희대교수·가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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