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3월 말에 열리던 미 아카데미 시상식이 2004년부터 2월 말로 앞당겨진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 보도했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위원회가 최근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함에 따라 아카데미상 후보가 발표된 후 6주 뒤에나 열렸던 시상식이 앞으로 2주 후로 앞당겨지게 됐다. 내년 열리는 75회 시상식은 그대로 3월 23일에 열린다.
1989년부터 11년 동안 유지돼 왔던 아카데미 시상 일정이 바뀌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후보 발표와 시상식까지의 기간이 길다보니 그 사이에 후보작에 대한 음해와 비방이 난무하기 때문. 특히 올해는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인 ‘뷰티풀 마인드’를 둘러싼 비방전으로 그 어느 해보다 지저분한 아카데미라는 지적이 일었다.
‘뷰티풀 마인드’가 일찌감치 작품상의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경쟁 영화사측은 이 영화가 실존인물이었던 주인공의 동성애적 성향과 반유태적 발언 부분을 생략한 점을 집중 부각시키며 의도적으로 ‘게이’와 ‘유태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는 것.
위원회는 일정 변화에 따라 앞으로 엄청난 홍보비를 감당하지 못했던 저예산 영화들의 불이익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영화사들이 아카데미를 겨냥한 홍보전에 뿌리는 돈은 최소 100만달러(약 13억원), 많을 경우 1000만달러(130억원)에 이른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