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눈]정옥자/왕릉 앞에 웬 연못?

  • 입력 2002년 7월 7일 18시 35분


세계인의 시선을 모으며 한 달간 벌어진 잔치는 끝났다. 19세기 이래 국운이 내리막길을 걷다가 일본 제국주의에 희생되었고 끝내는 분단에까지 이른 우리의 현대사에서 이번 일은 놀랍고도 새로운 경험이다.

특히 6·25 전쟁으로 세계인에게 전쟁의 참상만이 강조되어 헐벗고 가난한 나라라는 인식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 월드컵은 국가 이미지를 크게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아울러 1세기 이상 지속되어 온 서구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고 자부심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조선 경종 묘 ´의릉´ 만신창이▼

서구에 연원을 둔 운동경기니만치 동양인의 체구나 체력으로는 난점이 많았을 터인데 바로 그 서구인 감독을 고용해 지피지기의 전략을 구사했으니 우리의 국력이나 식견도 이제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다고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듯싶다.

그러나 이번 월드컵이 안겨준 자부심 회복은 일시적이며 외향적인 것이어서 이제부터는 내실 있는 자부심의 회복으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그것은 정체성 확립과 관련되며 우리 역사와 전통에 대한 진정한 이해와 사랑에서 시작되어야 할 터인데 우리 역사에 대한 이해는 우선 식민사관의 극복과 올바른 역사관의 정립 등 정지작업이 필요하거니와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그보다 우선 할 수 있는 일은 살아 있는 전통문화인 문화재를 복원하고 보호하는 일이며, 특히 사라져가고 있는 문화재를 되살리는 일이 시급하다.

그 대표적인 것으로 왕실관련 문화재인 왕궁이나 왕릉을 들 수 있다. 왕궁의 대부분이 일제강점기에 훼철된 데 비해 왕릉들은 우리의 손에 훼손되고 있어 우리를 슬프게 한다. 특히 서울 부근에 산재한 조선 왕조의 왕릉들은 우리의 현실적인 필요에 의해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더해 왕실 관련 문화재를 존중하자는 논의를 복벽(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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