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마시는 맥주는 보통 담금→발효→저장→열처리 등 4가지 공정을 거쳐 만든다. 이 가운데 열처리 공정은 완성된 맥주를 병이나 캔에 담은 뒤 60도 정도의 물을 20여분 동안 끼얹는 살균처리 과정. 이 열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은 맥주가 바로 생맥주다. 열처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생맥주는 일반 맥주보다 더 신선한 맛을 갖게 된다.
▽생맥주 시장을 둘러싼 하이트맥주와 OB맥주의 2파전〓생맥주의 계절이 오면서 하이트맥주와 OB맥주 등 맥주업체들은 생맥주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이트맥주는 지난달부터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10ℓ짜리 생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10ℓ짜리 생맥주는 기존 20ℓ짜리 생맥주 통에 비해 유통기간이 빨라 생맥주의 신선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함께 하이트맥주는 6개월 동안 6억원을 들여 만든 3대의 ‘이벤트카’를 동원해 전국을 돌며 일반 맥주와 함께 생맥주 시음회를 열고 있다. 전국에 하이트 생맥주를 취급하는 체인점은 어림잡아 900여곳. 하이트맥주는 ‘백두대간’ ‘블랙쪼끼’ ‘비어캐빈’ 등 8개 체인 사업본부와 제휴를 맺고 생맥주 공급과 함께 체인점 운영 컨설팅 등을 제공하고 있다.
OB맥주는 월드컵 기간에 전국 200여 생맥주 전문점 및 OB맥주 생맥주 체인점에서 ‘OB라거 기분난다’ 이벤트 행사를 1000회 이상 실시했다. 또 스크래치 카드 행사, 다양한 경품 행사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OB맥주 생맥주를 취급하는 공식 체인점은 전국에 600여곳에 이르며, 카스맥주 생맥주를 취급하는 체인점도 500여곳이다.
OB맥주와 카스맥주 생맥주를 취급하는 주요 체인사업 본부로는 ‘오비파크’ ‘하이오비’ ‘카스앤락’ ‘레츠카스’ 등이 있다.
OB맥주는 체인점 사업자들을 위해 생맥주 체인점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노하우를 교육하는 ‘생맥주 마스터 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대형업체에 도전장 던진 소규모 맥주제조장〓대형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일반 맥주와 달리 소규모 맥주제조장에서 만든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진 생맥주를 맛볼 수도 있다.
소규모 맥주 제조장은 매장에 맥주 제조설비를 갖춰 직접 맥주를 생산, 판매하는 업소로 월드컵과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2월부터 허용됐다. 조선호텔은 1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컨벤션센터 내 ‘오킴스 브로이하우스’에서 소규모 맥주제조 설비로 만든 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오킴스 브로이하우스에서 시판되는 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4.6% 정도.
소규모 맥주 제조장의 가장 큰 장점은 신선한 맥주를 즉석에서 마실 수 있다는 것.
시중에 팔리는 병맥주는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여과과정을 거치는 동안 몸에 좋은 단백질과 효모가 대부분 파괴된다.
또 뮌헨 브라우하우스도 이달 중순 서울 강남역 사거리 뉴욕제과 뒤편에 하루 1000ℓ의 맥주 생산 설비를 갖춘 소규모 맥주제조장 ‘옥토버훼스트’ 1호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옥토버 훼스트는 독일의 10월 맥주축제에서 따온 이름. 독일에서 맥주 제조설비를 들여왔으며, 독일에서 양조사 자격증을 따고 뮌헨공대에서 양조공학 석사학위를 받은 제조기술자를 영입했다. 또 독일식 맥주에 어울리는 음식과 안주를 제공하기 위해 신라호텔 주방에서 12년 동안 특급요리를 익힌 소시지 전문가를 주방장으로 영입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현재 9개 업체가 소규모 맥주제조장 면허신청을 해 지금까지 5개 업체가 면허를 받은 상태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