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로서의 진로결정은 5, 6학년 때〓축구선수로서의 자질을 판별할 수 있는 시기는 초등학교 5∼6학년이라는 것이 축구인들의 공통된 지적. 하지만 그 이전에 일찌감치 축구선수로 키우기 위해 코치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고 유소년 축구코치들은 말한다.
차범근축구교실의 윤상철씨는 “유소년 축구프로그램의 가장 큰 목적은 흥미 유발”이라며 “부모들의 과욕은 축구를 좋아했던 자녀들에게서 축구에 대한 흥미를 빼앗아갈 뿐”이라고 강조했다.
초등학교 4학년때까지는 갖가지 축구 게임을 통해 축구 자체를 즐기는 것이 중요하며 5, 6학년 때 순발력, 볼 트래핑, 체력 등의 테스트를 통해 선수로서의 자질을 판명하는 단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
대한축구협회 유소년분과위원장인 김진국씨(전 국가대표)는 “어린 자녀들이 무조건 유명한 축구선수로 커주기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축구를 통해 함께 어울리는 법과 룰(rule)을 배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진로는 코치와 꾸준히 상의해 코치의 의견을 따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자녀가 축구선수의 자질을 갖고 있더라도 정규학습을 게을리 하도록 해선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현대 축구는 몸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며 ‘생각하는 축구’의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리한 체력훈련은 오히려 역효과〓히딩크의 체력강화프로그램인 ‘파워 프로그램’을 일반 건강증진에 적용하려는 여러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비만체형의 자녀와 허약한 자녀들에게도 히딩크식 ‘파워프로그램’을 적용하면 체력이 좋아지고 비만 등이 자연히 치료될 것으로 기대하는 부모들이 적지않다.
하지만 축구 전문가와 스포츠의학박사들은 유소년 시절의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진국씨는 “어린이들은 자라면서 성장통을 겪게 되는데 체력훈련을 심하게 하다 보면 무릎과 발바닥에 무리가 가서 오히려 성장에 장애가 될 수 있다”며 “어릴 때는 체력 훈련보다는 축구에 취미를 가질 수 있게 기술적인 부분을 연마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를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땀을 흘리는 것만으로도 비만 해소와 체력 증진에 충분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축구인들의 지적이다.
▽늘어나는 축구교실〓서울시에서 월드컵을 앞두고 각 구청 단위로 만든 ‘월드컵 어린이 축구교실’은 20∼25명의 초등학생들을 모집해 무료로 축구를 가르쳐 주고 있다. 1주일에 3차례씩 수업시간이 끝나는 오후 4∼6시에 전문 축구코치가 축구 기술을 가르친다. 올 3월에 1차 모집이 끝난 상태지만 각 구청 생활체육과로 문의를 해 빈 자리가 있으면 추가로 합류할 수 있다. 이 밖에 유명 축구인이 운영하는 차범근(02-796-7979), 김진국(02-2647-8609), 조영증(031-941-8970·경기 파주), 이기근(02-414-6203)축구교실과 할렐루야유소년클럽(02-445-6937) 등에서도 월 2만∼3만원에 축구 강습을 받을 수 있다.
박현진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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