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요즘은 우리 문화를 배우려는 초중고생들이 박물관을 많이 찾고 있지만 박물관 이용에 대한 기초 지식이 부족해 학습 효과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박물관은 오감(五感)으로 느끼는 교과서에 비유될 수 있다. 한 권의 교과서를 한두 시간에 다 이해할 수는 없다. 학교 교육도 교육목표에 따라 교과서 진도를 나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박물관도 목표를 설정하고 보아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목표는 박물관에 머무는 시간과 관람 대상을 고려하여 정해야 한다. 어느 정도의 시간을 관람에 소비할 것인가를 생각한 후 무엇을 배울지를 결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 우리나라 박물관에는 아직 전문해설자(Docent)가 일반적이지 않아 미리 인터넷 등을 통해 그 박물관에 어떤 유물들이 전시돼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준비 없이 박물관을 방문하면 쉽게 피곤해지고 박물관을 고리타분한 창고쯤으로 부정적 이미지만 가질 우려가 있다.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학습목표가 정해지면 그것을 조사 용지에 옮겨 적고 보다 구체적으로 학습목표에 맞게 무엇을 보고 조사할 것인가를 구상한다.
박물관에 도착하면 안내서 등을 통해 전시 구성을 개괄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학습목표에 맞는 진열장 앞에서 전시물 하나를 전체적으로 그려보거나 각 부분을 확대해 그려보자. 전시물의 설명문 내용과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연결해 음미하고 상상해 본다. 부모나 인솔 교사에게서 구체적인 설명을 듣거나 함께 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준비해 간 조사 용지에 메모를 한다. 박물관에서 허락을 한다면 사진을 찍어 둔다.
그러나 학생들이 박물관에 관심과 흥미를 갖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관심과 흥미가 없다면 박물관 방문은 단지 숙제를 해결하기 위한 형식적인 행위에 그치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솔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생들을 이끌고 박물관을 찾는 교사나 학부모는 그 곳에서 무엇을 배우도록 할 것인가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보고 필요한 준비를 해야 한다. 박물관은 지식의 보고(寶庫)인 만큼 무엇을 얻어 갈 것인가는 이용자의 자세에 달려 있다.
최석영(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