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X파일]왕비의 침전엔 ´용마루´ 가 없다

  • 입력 2002년 7월 18일 18시 11분


경복궁 전각 중 왕의 침전인 강녕전. 주변 건물들 지붕엔 예외없이 용마루가 있지만 (①,②) 이 강녕전 지붕엔 용마루가 없다 (③)
경복궁 전각 중 왕의 침전인 강녕전. 주변 건물들 지붕엔 예외없이 용마루가 있지만 (①,②) 이 강녕전 지붕엔 용마루가 없다 (③)
전통 기와 건축물의 지붕에는 용마루가 있다. 앞 지붕면과 뒤 지붕면이 서로 만나는 가장 높은 곳에 모양을 내기 위해 길게 만들어 놓은 것이 용마루다. 기와를 켜켜이 쌓아 담장처럼 올리기도 하고, 쌓아올린 기와 표면을 백토나 석회로 발라 만들기도 한다. 높이는 대략 20∼50cm 정도.

이 용마루는 기와 건축물의 필수적인 구성 요소다. 예외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경복궁의 여러 전각들을 눈여겨 보면 용마루가 없는 건물이 딱 두 채 있다. 강녕전(康寧殿)과 교태전(交泰殿)이다.

이들 건물엔 왜 용마루가 없을까. 이에 관한 정확한 사료는 남아있지 않지만 흥미로운 설명이 전해온다.

강녕전과 교태전은 각각 왕과 왕비의 침전이다. 왕과 왕비가 동침하는 곳이다. 왕은 용이다. 그런 신성한 용이 다음 대를 이을 신성할 용을 생산하는 곳이 바로 침전이다. 그러니 또다른 용이 감히 지붕 위에서 임금 용을 짓누를 수 없는 법. 그래서 용마루를 만들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왕과 왕비가 합방하여 건실한 후예를 얻도록 하기 위해 하늘과 땅을 가로막는 용마루를 없앴다는 설도 있고, 왕비의 편안한 순산을 위해 무거운 용마루를 걷어냈다는 설도 있다.

그렇다면 용마루가 어떻게 용과 관련이 있는가. 용마루 양쪽 끝엔 대개 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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