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토종 ‘비언어극’ 여름 달군다

  • 입력 2002년 7월 23일 17시 31분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들이 힙합 브레이크 댄스 등을선보이는 'UFO' [사진=변영욱기자]
지구에 불시착한 외계인들이 힙합 브레이크 댄스 등을
선보이는 'UFO' [사진=변영욱기자]
공연계의 여름은 ‘비언어극’의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아르헨티나의 ‘델라구아다’(31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델라구아다 홀), 남아프리카의 ‘검부츠’(8월14일부터 LG아트센터) 등 해외 대작들이 내한공연을 갖는다.

특히 ‘UFO(미확인 비행물체·8월17일부터 동숭아트센터)’와 ‘칼라바쇼(Colorbar Show· 26일부터 폴리미디어시어터)’ 등 ‘토종’ 비언어극도 이들과 한판 대결을 벌이게 돼 어떤 성과를 거둘지도 흥밋거리다.

‘UFO’과 ‘칼라바쇼’는 원색적인 보디 페인팅으로 ‘시각 효과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UFO’는 춤이, ‘칼라바 쇼’는 타악이 주요 소재라는 점에서 서로 차별화된다.

‘댄커스(댄스와 서커스를 조합한 신조어)’라는 새 형식을 시도하는 ‘UFO’는 외계 비행 물체가 한국의 한 주유소에 불시착해 외계인과 지구인이 한바탕댄스 파티를 벌인다는 게 줄거리다. 힙합, 브레이크 댄스, 발레 등 다양한 춤을 통해 이들은 대화를 나눈다. 아리랑과 전통춤을 삽입해 한국적인 요소를 접목했다. 평일 오후 7시반, 토 오후 4시 7시반, 일 오후 3시 7시(월 쉼). 2만∼4만원. 1588-7890,1588-1555

4가지 색으로 분장한 칼라바맨들의 타악 연주를 담은 '칼라바쇼' [사진제공=SMGPAI프로덕션]

‘칼라바쇼’는 TV 모니터 속의 ‘칼라바맨(색색의 인간)’들이 생명체가 되는 줄거리에 TV 드럼 연주에 코미디와 마임을 가미했다.

이 작품에서 눈여겨 볼 대목은 다채로운 무대와 사운드. 노랑 파랑 녹색 빨강 등 칼라바맨의 색깔에 맞춰 영상 조명 소품이 색상별로 펼쳐진다. 음악 감독 원일이 현대적 감각의 국악을 선보이고 열여덟살의 DJ 서재혁이 라이브 연주를 들려준다. 평일 오후 7시반, 금 오후 4시 7시반, 토 오후 4시 7시반 밤 11시, 일 공휴일 오후 2시 5시. 3만∼5만원. 02-741-8357

이들 작품의 8분∼20분짜리 쇼케이스(시범공연)는 ‘볼거리는 있지만 단선적인 스토리와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UFO’는 여러 형태의 춤이 산만하고, ‘칼라바쇼’는 ‘스톰프’ 등 타악 형식을 차용한 수준이라는 것.

‘UFO’의 연출자 최용훈은 “춤과 드라마의 조화가 관건이어서 100회가 넘게 수정 작업을 했고 의상 무대 등도 보완 중”이라고 밝혔다. ‘칼라바쇼’ 제작진도 택견 연주와 몸에 붙인 악기를 두드리는 방식 등을 이용해 기존 타악 공연과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들 ‘토종’ 비언어극이 성공하려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비롯해 뚜렷한 개성과 주제 의식이 더 보완되어야 한다고 공연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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