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제인간 탄생 예고는 사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별도로 인간복제를 추진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세베리노 안티노리 박사와 미국의 파노스 자보스 박사 등도 최근 잇따라 ‘복제인간의 탄생’을 예고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6개월 내 탄생’이라는 시한을 정했다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클로나이드가 주도권을 뺏기지 않으려는 경쟁 때문에 허풍을 떨고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실제로 복제인간의 탄생이 임박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인권 무시한 행위 비난〓종교계와 시민단체는 클로나이드의 인간복제 시도에 대해 거세게 비난했다.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의 김환석 소장(국민대 교수)은 “발표가 사실이라면 앞으로 태어날 아기의 인권을 짓밟은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복제된 동물은 유산, 기형 등이 많다”며 “복제인간이 장애를 갖고 태어날 수 있고 자라면서 겪을 정체성의 혼란은 누가 책임지느냐”고 우려했다.
정부도 미리 대비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은 그동안 불임시술 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올랐지만 난자나 배아 관리는 엉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시민단체와 여성계 등이 줄곧 관련 법 제정을 주장해 왔지만 정부는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인간복제를 금지하는 생명윤리법을 만들려다 실패했다.
▽가치관 혼란과 과학의 위축 우려〓실제로 복제인간이 태어날 경우 사회에 줄 충격은 엄청나다. 자칫 인간의 존엄성이 추락해 사회 질서가 흔들릴 수 있고, 인간 생명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 있다.
‘남녀의 결합’에 의한 인간 탄생이라는 신성시된 전제도 무너진다. 또 한국에서 복제인간이 태어난다면 국제적인 이미지 훼손도 우려된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복제소를 탄생시킨 서울대 황우석 교수(수의학과)는 “한국에서 복제인간 배아가 자궁에 착상됐다는 얘기를 아직은 듣지 못했다”면서도 “만일 복제인간이 한국에서 태어난다면 생명과학자들의 건전한 연구도 규제를 받는 등 과학이 위축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클로나이드는 어떤 회사인가〓외계인이 인류의 기원이라고 믿는 종교단체인 라엘리안 무브먼트가 세운 복제 전문회사. 지도자인 라엘은 ‘인간복제’가 외계인의 메시지이며 이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김상연동아사이언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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