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생노동성은 23일 제약사인 다이이치(第一)제약(제품명 파나르진) 등 국내 20개 제약회사에 대해 전국 의료기관을 상대로 안전성 정보를 긴급 통보하도록 지시했다.
후생성은 티클로피딘의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처음 확인됐던 1999년에도 긴급 안전성 정보를 발표했으나 사망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치료제는 뇌혈관 내에서 혈액이 뭉치는 것을 방지하는 효능이 있으나 심각한 간장 장애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생성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치료제 투약 후 두달 동안 2주일에 한 번씩 혈액검사를 받도록 환자에게 주의를 주라고 지시했으나 제약사들이 이를 의료기관에 제대로 전달하지 않아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것. 피해자는 매년 사망자 13∼19명 등을 포함, 145명에 이르는 것으로 후생성이 집계했다.
81년 다이이치제약이 제조해 판매하기 시작한 티클로피딘은 연간 100만명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20개 제약사의 판매실적은 연간 500억엔(약 5000억원)에 이른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국내 피해사례 보고없어▼
일본에서 문제가 된 염산티클로피딘 성분이 포함된 항혈전제 약품 60여종이 국내에서 허가를 받아 시판되고 있으나 아직 일본과 같은 피해 사례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의약품안전관리과 박전희(朴佺羲) 과장은 “국내에는 아직 피해 사례가 보고되지 않고 있으나 투약 후 두 달간 2주일에 한 번씩 간 장애가 없는지를 검사받도록 하는 등 일본과 비슷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청의 다른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복용 방법상 잘못인지, 약품 성분 자체의 문제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만일 성분 자체의 문제라면 판매허가를 취소하는 것이 당연한데 아직 그런 조치가 없는 것으로 미루어 결론을 내리기는 이른 상태”라고 밝혔다.
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