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완창은 웬만한 국악인들도 엄두를 못내는 것. 지금까지 판소리 최연소 완창 기록은 유태평양군(10)이 갖고 있다. 유군은 만 여섯살이던 1998년 ‘흥보가’를 완창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길양이 판소리 길에 들어선 것은 생후 46개월이던 2000년 6월. 또래 아이들보다 유난히 목소리가 커 ‘판소리를 가르쳐 보라’는 주위의 권유로 어머니 마윤덕씨(39) 손에 이끌려 광주에서 판소리 학원을 운영하는 김선이 명창(43)을 만났다.
상창(上唱)과 하창(下唱)이 뛰어나 한눈에 큰 재목임을 알아본 김 명창은 7개월 간 토막소리로 길양을 가르쳤고 길양은 소리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한글도 깨쳤다.
“타고난 목청 덕분에 하루종일 연습해도 목이 쉬는 법이 없습니다. 겨우 다섯살인데도 소리를 배우려는 의지와 끈기가 대단합니다.”
김 명창은 “아직 성인 소리꾼의 성음(聲音)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재질이 워낙 뛰어나 머지않아 명창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길양은 소리에 입문한 지 13개월 만에 전남 영광에서 열린 전국 국악예술경연대회에서 유아부 대상을 받았고 ‘박동진 전국 판소리 명창 명고대회’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길양의 이번 발표회 때는 판소리 장단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역시 ‘국악신동’ 소리를 듣는 김선이 명창의 아들 김수인군(6)이 깜짝 출연하고 스승인 김선이 명창이 제자를 위해 직접 북채를 잡는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