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마애불 中 뤄산大佛, 350억 들여 복원

  • 입력 2002년 7월 26일 18시 39분


[사진제공=NBC뉴스 인터넷판]
[사진제공=NBC뉴스 인터넷판]
중국 스촨(四川)성 어메이(峨眉)산 인근의 높이 71m짜리 ‘뤄산(樂山)대불’(8세기 당나라). 세계에서 가장 큰 마애불(磨崖佛·바위에 조각한 불상)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이 뤄산대불이 최근 대대적인 보수 복원 공사에 돌입했다.

스촨성 정부가 이달초부터 60일간의 일정으로 추진 중인 ‘뤄산대불 보수 및 복원 프로젝트’. 보존과학 및 불교미술 전문가들이 참여해 8월말까지 대불의 외관을 청소하고 균열 부위를 접합 혹은 보강하는 등 보수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 비용은 총 3000만달러(약 350억원). 이 중 200만달러(약 23억원)는 세계은행으로부터 지원받았다. 중국은 물론 세계 문화사에 길이 남을 만한 대역사(大役事)다.

스촨성 정부가 이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것은 산성비와 풍화 작용 등으로 인해 이 대불이 빠른 속도로 훼손되고 있기 때문. 그동안 대불의 얼굴 색이 변하고 바위가 조금씩 떨어져 나가고 금이 가 보존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보존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유네스코 본부로부터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으로 ‘강등’되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유적이 내전과 관리 소홀 등으로 ‘위험에 처한 문화유산’으로 떨어진 사례중 하나다.

이번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지금까지 불상의 몸을 닦고 떨어져 나간 바위 조각을 접합했다. 얼굴과 몸의 곳곳에 생긴 균열 부위에 재질 강화제를 투여해 더 이상의 훼손을 방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와 함께 빗물이 잘 빠져나가도록 불상 주변에 배수로를 건설했다. 앞으로 불상 아래쪽 받침대 부분의 암반과 주변 지반을 강화해 불상의 안전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 뤄산대불이 위치한 곳은 기본적으로 기후가 나쁘다. 여름엔 비가 많이 오고, 겨울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도로 짙은 안개가 끼는 바람에 불상이 훼손되고 있다. 이같은 악천후를 의식해서인지 8세기에 불상을 제작할 당시부터 사람이 가까이에서 대불을 관리 보호할 수 있도록 절도 함께 세웠다. 절은 송대에 화재로 소실됐다.

최근엔 인근에 석탄공장이 세워져 분진 유독가스 등을 유출함으로써 불상 훼손을 부채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에도 한차례 청소와 함께 얼굴 부위를 보수했으나 훼손이 그치지 않고 있다.

뤄산대불은 지난해 탈레반 정권에 의해 파괴된 아프가니스탄의 바미안 석불(55m)보다 16m가 더 큰 세계 최대의 마애불. 당나라 때 713년부터 조성 공사에 들어가 90년 뒤인 803년에 완성됐다. 산의 한쪽 측면을 통째로 잘라내 조각했고 전체 높이 71m에 머리 높이 14.7m, 귀 길이 6.72m, 코 길이 5.33m에 달한다. 불상의 발등에만 100여명이 모여 앉을 수 있다.

중국에선 이 불상을 놓고 ‘불상이 하나의 산이요, 산이 하나의 불상(佛是一座山, 山是一尊佛)’이라고 일컫는다. 199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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