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에 앞서 학교 음악시간에 오페라에 관한 수업을 받은 적이 있었는지, 오페라에 나오는 아리아나 이중창을 감상해 본 적이 있는지 아들에게 물어보았다. 아들은 “음악 교과서에 나오는 고전음악도 몇 곡 만 들어본 정도”라고 대답했다.
생각해보면 필자도 처음 오페라를 접한 것이 고교 시절이었다. 푸치니의 ‘라보엠’으로 기억되는데 낯설었지만 무척 인상적이었고 재미있었다. 당시 학교에서의 단체 관람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고교 졸업시까지 오페라 관람은 하지 못했을 것이다.
필자는 올 5월 스승의 날, 일일 교사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오페라 ‘나비부인’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고 극중에 나오는 곡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오페라 곡을 직접 감상하기는 처음’이라고 했다. 아이들은 호기심과 관심으로 가득찬 눈으로 한 시간 동안 오페라 한 편의 내용을 소설 한 권을 읽듯 감상했다. 이런 기회가 또 있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인천여중 이수영 교사는 “학생들이 클래식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평소에 음반이나 비디오를 활용한 수업을 자주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이 교사는 오페라 공연 비디오를 직접 구입해 학생들에게 감상할 수 있도록 해주고 느낌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한다고 했다. 처음에는 대중 음악에 젖어서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던 아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클래식의 분위기에 빨려든다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이 많이 보편화되고 음반도 대중화되어서 관심만 있으면 누구든지 쉽게 클래식을 접할 수 있다. 과거와 달리 음악회도 잦아 감상기회도 많고 청소년을 위해 설명을 곁들이는 클래식 음악회도 많다.
문제는 학교에서 가끔 단체 관람을 하기도 하지만 클래식 연주회나 오페라 공연 관람은 여전히 부모의 몫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오페라가 원어로 공연하고 일부는 자막처리를 하는 것과 달리 성황리에 끝난 ‘오페라의 유령’은 한국어로 완역해 공연된 점에서 관객의 이해와 반응을 손쉽게 끌어냈다는 평이다. 오페라 ‘명성황후’도 영국 공연 때 영어로 번역해 공연했다고 들었다. 사실 오페라 곡의 가사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해 거리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학생들이 오페라의 내용을 쉽게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학교 음악 시간을 활용한다면 오페라를 비롯한 클래식 음악과 좀 더 친숙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전기옥 인천연수신문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