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요절 소설가 김소진 추모전집 6권 발간

  • 입력 2002년 7월 29일 18시 21분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쥐잡기’가 당선돼 등단한 작가 김소진(1963∼1997)은 당선 소감을 이렇게 시작했다.

‘늦깎이가 되리라던 내 꿈은 무너졌다. 될 수 있으면 서른 다섯쯤 지날 때 물리에 밝고 밑천 두둑한 장사꾼처럼 성큼 나서고 싶었다.’

그러나 그는 ‘서른 다섯쯤’되던 지난 97년, 암으로 떠나 버렸다.

‘자전거 도둑’을 비롯한 그의 소설은 ‘고난의 시대를 살아온 서민들의 삶의 애환을 절실하고도 아름다운 문체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소진 전집 1권 구매하기)장석조네 사람들 : 장편소설

☞(김소진 전집 2권 구매하기)열린 사회와 그 적들 : 중단편소설

☞(김소진 전집 3권 구매하기)자전거 도둑 : 중단편소설

☞(김소진 전집 4권 구매하기)신풍근배커리 약사 : 중단편소설

☞(김소진 전집 5권 구매하기)바람 부는 쪽으로 가라 : 짧은소설

☞(김소진 전집 6권 구매하기)그리운 동방 : 산문

그가 가버린 뒤 5년이 흘렀다. 최근 나온 ‘김소진 전집’(문학동네·총 6권)의 소박하고 정겨운 표지는 그와 참 닮아 보인다.

이번 전집은 연작 형태의 소설 ‘장석조네 사람들’을 한권에 모았고,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자전거 도둑’ ‘열린 사회와 그 적들’ 등의 중단편소설을 발표 시기별로 정리해 세 권에 나눠 담았다. 또 짧은 소설집 ‘바람부는 쪽으로 가라’와 산문집 ‘그리운 동방’이 각 1권씩이다.

26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동소문동 ‘문학동네’에 ‘김소진 전집’ 출간을 기념하는 모임이 마련됐다. 김소진씨의 아내인 소설가 함정임, ‘문학동네’ 편집위원들을 비롯해 소설가 황석영 천운영 김도연씨도 함께 한 자리였다. 함씨는 “김소진을 위한 좋은 ‘집’이 생긴 것 같다”며 환히 웃었다.

황석영씨는 “전업으로 글을 쓴 7년간 발표 작품의 양이 6권의 전집으로 묶일 정도라니 놀랍다. 그는 개미처럼 부지런히 글을 썼다”고 말했다.

조형준 주간(새물결 출판사)이 “김소진을 생각하면 늘 겨울이 떠오르는데, 여름에 책이 나오니까 기분이 이상하다”고 얘기하자, 함씨가 “낮잠을 자다 잘못 깬 느낌이 드는거지?”하고 말을 받았다. 그들은 그렇게 옛 기억을 더듬으며, 또 현재를 이야기하며 김소진을 풀어냈다.

전집 중 산문집의 발문을 쓴 소설가 성석제씨가 회상하는 그의 모습이다.

“김소진은 정결한 사람이다. 그의 산문은 그의 심성처럼 정결하고 허튼 군더더기가 없으며 경기도 사투리처럼 아름답다. 짧은 소설은 허욕이 없고 속임이 없다. 환한 대낮 토방 앞에 놓여 있는 항아리처럼 무뚝뚝히 명백하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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