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엽, '빛의 정원에서-월행(行)'.
은하 푸른 물에 머리 좀 감아 빗고
달뜨걸랑 나는 가련다
목숨 수(壽)자 박힌 정한 그릇으로
체할라 버들잎 띄워 물 좀 먹고
달뜨걸랑 나는 가련다
▼to:고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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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렬 시인에게
잠 오지 않는 밤이면 나는 가끔 이 시를 외어 보곤 합니다. 은하 같이 푸른 물에 머리 감는 즐거움, 목숨 壽자 박힌 정한 그릇으로 버들잎 띄워 물 한 모금 마시는 여유, 우리는 이것을 너무 모르고 살아 온 것은 아닐까요! 현실에 깊이 뿌리박은 시란 것이 반드시 이런 즐거움과 여유를 외면하는 데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 겝니다. 우리 삶이, 문학이, 시가 좀 더 넉넉하고 푸짐한 것이 되었으면 싶군요.
from:신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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