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X파일]국내 최대고분 경주 황남대총

  • 입력 2002년 8월 15일 17시 35분


국내 최대 고분인 경주 황남대총 - 동아일보 자료사진
국내 최대 고분인 경주 황남대총 - 동아일보 자료사진
동서 80m, 남북 120m, 높이 23m에 달하는 국내 최대 고분인 경북 경주 황남대총.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원돼 고분을 축조했을까.

황남대총은 표주박 모양의 쌍분(雙墳)이다. 5세기 전후에 축조된 부부묘로, 남성 무덤인 남분(南墳)이 먼저 축조됐고 여성 무덤인 북분(北墳)이 나중에 축조됐다. 황남대총은 목관과 부장품을 안치한 뒤 그 위에 돌을 쌓고 다시 흙으로 둥글게 봉분(封墳)을 다져 만든 적석목곽분.

국립문화재연구소의 ‘황남대총 발굴보고서’엔 축조 인원에 대한 추론이 가능하다.

우선 남분을 보면 봉분의 흙이 3만9718㎥, 관 위에 쌓은 돌이 1290㎥, 주변 호석(護石) 이 816㎥. 당시 사람들이 50m 떨어진 곳에서 무덤으로 흙과 돌을 옮겼다고 가정하면 1인당 하루에 옮길 수 있는 흙의 양은 1.6㎥, 돌의 양은 1.2㎥. 각각 2만4823명, 1075명이 동원됐을 것이다. 주변 호석 쌓기에도 680명이 필요하다.

또한 고분 터 정지작업에도 인력이 들어간다. 1인당 하루 10㎡를 정지할 수 있다고 볼 때, 면적 5625㎡의 남분을 정지하는 데는 약 563명이 필요하다. 이상의 인원만 따져보아도 2만7141명이다.

여기에 목관을 만들거나 돌 다듬는 사람도 필요했다. 흙을 높이 쌓으면 쌓을수록 일이 힘들기 때문에 운반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이를 감안하면 3분의 1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 남분엔 9144명이 추가로 필요하다. 따라서 남분 축조에만 투입된 총 연인원은 3만6285명에 이른다.

그럼 하루엔 몇 명이 일했을까. 고고학자 토목공학자들은 1인당 하루 작업공간의 범위를 16㎡ 정도로 본다. 남분 면적이 5625㎡이니 이 곳에서 352명이 일할 수 있고 결국 매일 300여명의 인원이 121일 동안 황남대총 남분을 축조한 셈이다.

황남대총 북분은 남분 일부를 잘라내고 거기에 붙여서 만들었다. 따라서 남분을 잘라 흙을 퍼낼 인력 6649명이 더 들어간다. 이렇게 계산하면 총 3만7021명. 약 200명이 185일 작업한 것이다. 참고로 알아보면 천마총은 100여명이 90일간 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진시황릉은 30여년에 걸쳐 연인원 70만명이 동원됐다고 한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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