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청담동 청담마리산부인과의 피임전문 코디네이터인 조은숙씨가 각종 피임약과 기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 청담마리산부인과
의료 서비스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면서 병의원의 실내 장식이 ‘호사스럽게’ 변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 2, 3년의 일. 요즘에는 환자가 병원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진료를 받고 돌아갈 때까지 각종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코디네이터를 채용하는 병의원이 크게 늘고 있다.
병원 코디네이터는 진료상담과 병원안내, 진료예약 사후관리 등을 전문적으로 대행해주는 신종 의료 인력. 피부과 성형외과 산부인과 등 진료과목별로 특성화된 코디네이터는 물론 서비스 교육과 재무, 치료 등 병원 내부의 업무에 따라 전담 코디네이터가 생기는 등 점점 세분화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 최근 개원한 청담마리산부인과는 피임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코디네이터를 채용한 사례. 병원측에 따르면 코디네이터는 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물론 24시간 온라인 및 전화 상담 등을 통해 피임 정보를 환자에게 제공한다.
심장전문병원인 경기 부천세종병원의 박상복 실장은 ‘진료비 전문 코디네이터’로 불린다. 매년 2000여건의 심장수술이 이뤄지는 이 병원에서 형편이 어려워 수술비를 내기 어려운 환자는 약 400명. 박 실장은 한국심장재단이나 교회, 독지가 등 진료비를 후원해주는 기관과 환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93년 코디네이터 제도를 국내에 처음 도입해 ‘코디네이터의 원조’로 불리는 서울 강남의 예치과의원은 환자가 병원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진료를 받고 돌아갈 때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시점을 100가지로 세분화한 경영지침을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서울 종로S&U피부과의 오금숙 코디네이터는 “최근 개원하는 병원과 의원은 대부분 코디네이터 제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신이 앓는 병에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꼼꼼히 적어 둔 뒤 코디네이터에게 물어보면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부분의 종합병원에서는 진료상담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어서 이를 활용하면 적정 진료를 받는 데 도움이 된다.
서울대병원은 △병원을 처음 찾는 환자에게 해당 진료과 및 의사를 소개하는 중앙안내 △서울대 의대 동문이 진료하는 1, 2차 의료기관에서 의뢰한 환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동문의뢰환자창구’ 등을 운영한다.
또 삼성서울병원은 진료의뢰센터 내에 상주하는 간호사 2명이 환자의 집에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 팩스 등을 통해 진료상담을 하고 병의 중증 정도를 파악해 필요할 경우 재빨리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사와 연결해주는 ‘즉시 진료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