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아파트 꽃밭'에 심은 동심

  • 입력 2002년 8월 20일 17시 07분


◇아파트 꽃밭 / 이상권 글 황성혜 그림 / 56쪽 6500원 보림(초등 1∼4학년)

대도시 아파트 단지에 사는 아이가 들꽃을 심고 가꾸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과정과, 아이의 눈에 비친 어른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담담하게 보여주는 동화책.

아파트 1층에 사는 단후는 아빠와 함께 집앞 화단에 꽃밭을 만들기로 한다. 가을부터 정성껏 모아뒀던 애기똥풀 개망초 엉겅퀴 등 여러 가지 들꽃의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가꾼다. 씨앗에서 새싹이 돋아나고 꽃망울이 부풀자, 단후는 친구들에게 꽃 이름을 가르쳐주고 예쁜 꽃이 필 것이라며 자랑도 한다. 그러던 어느날 꽃들이 모두 뿌리째 뽑혀버렸다. ‘잡초’를 화단에 심으면 안된다는 동네 어른들 때문에 경비 아저씨가 모두 뽑아버린 것이다.

이 일로 크게 마음이 상한 단후는 몸살을 앓는다. 며칠 뒤 경비 아저씨는 단후에게 팬지 샐비어 칸나 아이리스 등이 심어진 화단을 보여주며 화단에는 잡초가 아니라 이런 꽃을 심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빠는 단후를 위로하려 화분걸이를 사다가 베란다에 걸고 다시 예전의 들꽃을 심지만 상심한 단후는 더 이상 마음을 쓰고 싶지 않다.

여름방학이 다 끝나가는 어느날 저녁, 단후는 우연히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베란다를 내다본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단후네 베란다를 바라보며 감탄을 연발하고 있다. ‘어머 유리창이 온통 꽃밭이네.’ ‘맞아, 아파트 꽃밭이야.’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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